서울 공실률은 소폭 하락했지만…임대료 못 받는 '좀비상가' 많아
그나마 사정 낫다는 오피스 수익률도 은행 예금금리에 못 미쳐
경기 침체로 상업용 부동산도 부진한 모습이다. 서울 주요 상권조차 임차인을 찾지 못해 '공실'에 허덕이고 있다. 그나마 오피스(업무시설) 시장은 조금 나은 편이지만 수익률은 은행 예금금리에도 못 미치고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R-ONE)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강남권 공실률은 5.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상승했다. 서울 핵심상권임에도 공실이 빠르게 늘었다.
도산공원 상권 공실률은 무려 20.3%에 달했다. 한때 고급 상권의 대명사로 소비자가 북적였던 것이 무색하게 5곳 중 1곳이 텅 비었단 얘기다. 1년 전에 비해서는 2.3배, 2년 전에 비해서는 3.5배 급등했다.
이밖에 논현역과 신사역 주변 공실률이 각각 66.7%, 28.6% 오르는 등 강남권 여러 상권에서 올 들어 공실률이 빠르게 상승하는 흐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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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상가. 임대문의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
통상 업계에서는 5% 정도를 자연공실률이라고 본다. 도심지의 남대문(12.7%), 동대문(11.5%), 충무로(11.6%) 상권의 공실률은 자연공실률의 2배를 훌쩍 넘었다. 그 밖에 서울 기타 권역 중에서는 화곡(19.5%)과 영등포역(11.1%), 당산역(7.9%), 잠실·송파(7.4%) 등 지역에 빈 점포가 많았다. 천호(5.5%) 상권은 수치 자체로 높진 않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2.4배나 증가했다.
서울 전체 공실률은 5.4%로 전년 동기(6.5%) 대비 소폭 줄었다. 하지만 사실상 임대료를 받지 못하는 '좀비 상가'가 많아졌기 때문에 시장이 회복됐다고 어렵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동대문구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A 씨는 "상황이 급박해진 임대인들이 몇 개월씩 임대료를 받지 않는 '랜트프리' 기간을 두면서까지 임차인을 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업용 부동산의 고전은 고금리로 소비자들의 씀씀이가 위축된 상황에서 온라인 중심의 소비가 확산되는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KB금융지주는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공실률 증가와 임대가격 하락, 고금리 장기화 등으로 투자수익률이 낮아지면서 전반적으로 시장 위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상가 수요가 당분간 증가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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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오피스 부동산 실효운영수익률 분기별 추이 및 주요 권역별 실효운영수익률. [KB부동산 데이터허브] |
오피스 시장은 상가와 비교하면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부동산원이 조사한 전국 오피스의 임대가격지수는 전분기 대비 0.93% 상승했다. 중대형상가(0.04% 하락), 소규모상가(0.13% 하락), 집합상가(0.07%) 등 모든 상가유형의 임대가격이 떨어진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투자자산'으로서 매력은 높지 않다. KB부동산이 산출한 1분기 서울 오피스 부동산 '실효운영수익률'은 3.44%다. 1년 전(3.31%)보다는 올랐지만 여전히 시중은행 예금금리 4월 기준 연 3.53%)에도 못 미친다. 임대료, 관리비, 공실률, 영업경비 등을 신경쓰면서 골치 아프게 오피스 부동산을 운용하느니 그 돈을 은행에 넣어두는 게 나은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상업용 부동산의 거래도 전반적인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집계된 상가·오피스 거래량은 5.8%, 거래금액은 18.6% 떨어졌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매물이 많아도 매도자와 매수자의 눈높이가 달라 가격 조율이 쉽게 이뤄지지 못 한다"며 "경매시장에도 상가 물건이 쏟아지지만 좀처럼 낙찰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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