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갈아타기' 흥행하는데 '보험 비교'는 부진, 왜?

안재성 기자 / 2024-07-24 17:35:22
5개월 간 자동차보험 계약 4.6만건 불과…수수료 두고 보험사·플랫폼 대립
대면채널 비중은 생보 98.7%, 손보 72.4%…"보험사들 온라인에 관심 적어"

금융위원회가 출시한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흥행하는데 반해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부진을 면치 못해 대비되는 양상이다.

 

24일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1월 19일 나온 보험 비교 서비스를 통한 자동차보험 계약 건수는 4만6000건에 그쳤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계약 기간이 1년이라 매년 수천만 건의 계약이 새롭게 이뤄진다"며 "그 중 극히 일부만 보험 비교 서비스를 이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인포그래픽. [뉴시스]

 

보험 비교 서비스는 네이버·카카오·토스 등 11개 핀테크사가 운영하는 플랫폼을 통해 여러 보험상품을 비교하고 맞춤형으로 추천해 주는 서비스다.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이라 수요가 확고해 보험 비교 서비스의 첫 번째 상품으로 낙점받았고 손보사 대부분이 참여했다. 그럼에도 성과가 좋지 않은 것이다.

 

주된 이유로는 가격이 꼽힌다. 손보사들은 대개 자사 홈페이지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판매하는 자동차보험 상품보다 보험 비교 서비스에 올린 상품의 보험료를 더 높게 책정했다. 자연히 소비자 선택을 받기 어렵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에 내는 수수료를 보험료에 반영할 수 밖에 없어 가격 차이가 난다"며 "보험 비교 서비스에서 상품을 비교해본 뒤 실제 가입은 그 회사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을 통해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다른 상품들은 수수료율을 두고 보험사와 플랫폼 간 이견이 커 출시조차 잘 되지 않고 있다.

 

진통 끝에 지난 18일 네이버페이 여행자보험을 단독 출시했지만 여기엔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캐롯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 6개 사만 참여했다. 이른바 '손보 빅4'로 불리는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은 빠졌다.

 

손보 빅4 중 한 곳은 "네이버페이가 요구하는 수수료가 너무 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네이버페이 측은 "방카슈랑스 수수료율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날 카카오페이가 출시한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도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보 3개 사만 참여했다. 역시 수수료에 대한 이견 때문으로 알려졌다.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흥행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출시 이후 지난달 17일까지 이 서비스를 통해 차주 총 21만 4127명이 대출을 옮겼다. 총 이동금액은 10조8718억 원이다.

 

신용대출은 17만6723명의 차주가 4조1764억 원의 대출을 갈아탔다. 지난 1월 9일 나온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는 2만6635명이 이용했다. 대출 이동금액은 4조8935억 원이다. 전세자금대출(1월 31일 출시)은 1만768명의 차주가 1조8019억 원의 대출을 옮겼다.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에 은행들은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수수료를 냄에도 해당 플랫폼 전용 대출금리를 낮게 책정해 타행 대출을 끌어들이려 노력했다. 최근 가계대출 급증의 주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될 만큼 해당 서비스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대출 갈아타기와 보험 비교 서비스에 대한 주목도가 다른 배경으로 대면채널 비중이 거론된다.

 

디지털 시대라 하지만 보험은 여전히 대면채널 비중이 압도적이다. 보험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22개 생명보험사들의 수입보험료(매출) 가운데 대면채널 비중은 98.7%에 달했다. 온라인(CM)채널 비중은 1.02%에 불과했다.

 

32개 손해보험사들의 수입보험료 가운데 대면 채널 비중은 72.4%로 생보사보다는 낮지만 역시 압도적이다. CM채널 비중은 18.6%였다.

 

반면 은행은 비대면 채널 비중이 압도적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입출금 거래 기준 인터넷뱅킹(모바일뱅킹 포함) 비중은 83.2%로 전년 동기(79.8%)보다 3.4%포인트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1분기 적립식 예금 신규 가입 중 비대면 채널 가입 비중이 평균 82.0%(계좌 수 기준)였다.

 

즉, 소비자들이 은행 거래에서는 비대면 채널을 선호하나 보험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자연히 보험사들도 수수료를 내가며 보험 비교 서비스에 적극 달려들 마음이 나지 않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대출과 보험의 성격 차이"라고 강조했다. 돈이 필요한 사람들, 대출 수요는 언제나 넘쳐난다. 특히 대출 갈아타기는 이미 일으킨 대출을 옮겨서 금리만 낮추는 거라 더더욱 차주들이 반긴다.

 

그러나 보험은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상품 판매는 먼저 보험설계사가 소비자를 찾아가 만약을 대비해 보험을 구비해두는 게 좋다고 설득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며 "태생적으로 온라인으로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출에 비해 보험상품이 훨씬 복잡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고 진단했다. 그는 "대출상품은 금리와 기간만 확인하면 되니 누구나 온라인을 통해 쉽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보험상품은 주계약, 특약 등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각종 보장내용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며 "따라서 보험 가입에 흥미가 있는 소비자들도 온라인을 통하기보다 보험설계사를 직접 만나 설명을 듣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안재성·하유진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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