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비례선발제는 부작용 커…지방에 우수한 '교육' 만들어야
맹자 어머니 급 씨는 공동묘지 근처에 살다가 아들이 장례 지내는 모습을 흉내 내며 노는 걸 보고 이사를 갔다. 두 번째 집은 시장 근처여서 맹자가 장사놀이를 했다. 그것도 마음에 안 든 급 씨는 다시 서당 근처로 이사갔다. 맹자가 공부놀이를 하는 걸 보면서 비로소 급 씨는 만족했다.
잘 알려진 설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 한다. 우리나라에도 맹모삼천지교를 적극 실천하는 부모들이 많다. 자녀에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환경을 찾아 학군이 우수한 곳, 특히 서울 강남권으로 몰려든다. 강남 집값은 물론 전체 부동산시장을 달구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값은 전월 대비 1.27% 올라 2018년 9월(1.84%) 이후 5년11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9월 전망도 뜨겁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9로 전월보다 1포인트 올랐다. 2021년 10월(125) 이후 2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 지수가 100을 웃돌면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들이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보다 더 많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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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도한 교육열이 강남권 집값 상승의 주 원인으로 꼽힌다. [게티이미지뱅크] |
집값 상승 요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빠지지 않는 게 우리나라 특유의 교육열이다. 유명 학원이 즐비한 강남살기를 다들 원하니 집값이 뛰어오르고 그 파장이 주변 지역으로 번져나가는 것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강남을 중심으로 한 교육열 때문에 집값이 오르고 대출이 늘어나는 동시에 지방 인구 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대책으로 서울대를 비롯한 상위권 대학의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내밀었다. 지역별로 비례해 학생을 뽑음으로써 지방 이주 수요를 진작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이 총재도 "한국 상위권 대학에서 서울 강남 지역 고교 졸업생들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다"며 이를 해소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지역별 비례선발제는 부작용이 크다. 사람들이 서울 등 수도권을 선호하는 데에는 교육뿐 아니라 일자리, 인프라 등 다른 이유도 많다. 무리하게 지역별 비례선발제를 추진하다가 자칫 상위권 대학들의 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다. 대학 선발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논란이 벌어져 위헌 시비로까지 발전할 수도 있다.
그보다 지방에 '교육'을 만들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이주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낫다. 중국을 비롯해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여러 나라들은 신도시를 개발할 때 반드시 국제학교를 설립한다. 국제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싶어 하는 부모들은 많아 이들의 이주를 유도해 도시 발전을 꾀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서울 상위권 대학이나 해외 유명 대학에 학생을 여럿 보낼 수 있는, 우수한 교육기관이 지방에 만들어지면 효과는 뛰어날 것이다. 교육만 우수하면 맹모삼천지교를 적극 실천하는 우리나라 부모들이 지방이라 해도 마다할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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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재성 경제 에디터. |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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