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고유가·고환율·해외직구 증가는 '골치'
고유가, 고환율, 해외직구 증가, 외국인 배당 등이 겹치면서 경상수지가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4월 경상수지는 2억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5월 이후 11개월 이어지던 흑자 행진이 멈추면서 적자전환했다. 전월(69억3000만 달러 흑자)에 비해 경상수지가 71억5000만 달러나 악화됐다.
경상수지란 국가 간 상품, 서비스의 수출입과 함께 자본, 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합산한 통계다. 크게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로 구성된다.
상품수지 흑자폭이 급감한 영향이 컸다. 4월 상품수지 흑자폭은 51억1000만 달러로 전월(80억9000만 달러)보다 29억8000만 달러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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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시스] |
4월 수출은 581억7000만 달러로 전월(582억7000만 달러) 대비 1억 달러 감소했다. 반면 수입은 같은 기간 501억8000만 달러에서 530억6000만 달러로 28억8000만 달러 늘었다.
고유가로 원유 수입이 10억1000만 달러, 가스 수입이 4억7000만 달러씩 증가했다. 원·달러 환율이 4월 대부분 1300원대 후반을 나타내는 등 고환율도 수입 증가에 한 몫 했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한 해외직구 증가로 소비재 수입도 9억1000만 달러 늘었다.
상품수지가 줄어든 가운데 본원소득수지의 큰 적자가 경상수지 적자로 연결됐다. 임금·배당·이자 흐름을 반영한 본원소득수지는 4월 33억7000만 달러 적자였다. 18억3000만 달러 흑자를 낸 3월에 비해 50억 달러 넘게 악화됐다. 통상 4월에 대규모 외국인 결산배당 지급이 이뤄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대규모 외국인 배당 지급에 따른 본원소득수지 적자에 더해 수입 증가로 인한 상품수지 흑자 규모 축소 영향이 겹치면서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송 부장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5월에는 외국인 배당 지급 영향이 사라지고 무역수지가 대폭 개선되면서 경상수지도 상당폭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관우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대표도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강 대표는 "수출은 연말까지 견조할 것"이라며 "외국인 배당 지급 영향이 빠지는 5월부터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완전히 안심할 상황도 아니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지 않는 한 고환율 부담이 사라지기는 어렵다.
유가는 더 뛰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2.9% 오른 배럴당 77.7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2.5% 상승한 배럴당 81.63달러를 기록했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5월 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에너지 컨설팅기업 겔버앤어소시에이츠는 "여름 수요에 대한 기대가 가격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3분기에는 유가가 배럴당 86달러까지 뛸 것으로 예상했다.
해외직구 인기도 뜨겁다.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적 항공사 11곳이 국제선에서 운송한 화물량은 총 115만4524톤으로 전년동기 대비 17.2% 늘었다. 국토부 항공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9년 이래 역대 최대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알리, 테무 등이 파격적으로 싼 가격을 내세워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며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이 '싼 가격'에 중점을 두면서 해외직구 인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안전성 문제를 우려해 해외직구 금지를 검토했으나 소비자들의 반발이 커 철회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상수지 적자를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면서도 "1분기처럼 큰 폭의 흑자를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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