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략자산으로 비축한다는데도…비트코인 '급락'

안재성 기자 / 2025-03-07 17:01:10
전략자산 비축 행정명령 사인 후 비트코인 8만 달러대로 떨어져
경기침체 우려로 위험자산 선호도 낮아져…"2분기부터 상승" 의견도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 등 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기로 결정했음에도 비트코인 가격은 되레 하락세를 그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발한 관세 전쟁 탓에 경기침체 우려가 깊어지면서 위험자산 선호도가 낮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7일 오후 4시 30분 기준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3.43% 급락한 8만8366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국내 최대 거래소 업비트에서도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1.73% 떨어진 1억3155만 원을 기록했다.

 

백악관 가상화폐 정책 책임자 데이비드 색스는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비트코인 등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하는 행정명령에 사인했다고 밝혔다.

 

색스는 "연방 정부가 소유한 비트코인으로 준비금을 충당할 예정"이라며 "형사 또는 민사 몰수 절차의 일환으로 압수된 비트코인이 자산 비축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축된 비트코인을 더 이상 시장에 내놓지 않고 가치 저장소에 보관될 것이란 의미다.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 등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한다는 건 코인 시장에 희소식으로 받아들여진다. 먼저 비트코인이 공식적인 인정을 받았다는 점이 주목을 받는다. 미국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매각하지 않는다는 점도 희소성을 높여준다.

 

라이언 리 비트겟 리서치 수석 분석가는 "전략자산 비축을 통해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선을 회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 경기침체 우려로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세다.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실제와 예상은 달랐다. 전략자산 비축 결정 후 비트코인 가격은 굴러 떨어졌다.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전략자산 비축 기대감이 시장이 선반영됐다는 점과 함께 경기침체 우려 영향이 컸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캐나다, 멕시코 등에 고관세 부과를 추진하고 해당국들도 보복 관세를 예고하면서 세계적인 관세 전쟁 염려가 커지고 있다. 관세 전쟁은 무역을 위축시킴으로써 경기에 악영향을 줄 전망이다.

 

세계은행은 트럼프 행정부가 10%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다른 나라가 상응 조치를 취할 경우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기존 전망치(2.7%)보다 0.3%포인트 내려갈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도 타격이 크다. 미국 경제성장률을 실시간으로 추정하는 애틀랜타 연방은행은 올해 1분기 미국 경제가 전기 대비 2.8%(연율 기준)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전망치(+3.9%)보다 크게 후퇴한 수치다. 미국 경제 마이너스성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2022년 1분기 후 3년 만이다.

 

JP모건이 이달 초 추산한 미국 경기침체 확률은 31%다. 지난해 11월 말(17%)보다 두 배 가까이 급등했다. 골드만삭스가 추산한 경기침체 확률도 지난 1월 14%에서 3월 23%로 높아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인은 결국 위험자산"이라며 "경기침체 위험이 높아질수록 시장에서 외면받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아이러니하게도 트럼프 대통령이 '코인 대통령'을 자처하며 전략자산 비축을 실행했지만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코인 시장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셈"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고관세 정책을 철회하지 않는 한 코인 시장이 본격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2분기부터는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낼 거란 의견도 있다. 유명 거시경제학자이자 리얼 비전 설립자인 라울 팔은 "금융 여건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며 "이를 감안할 때 2분기부터는 코인에 우호적인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스완 비트코인의 코리 클리프스텐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가격이 상반기 내 사상 최고점을 경신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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