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여파' 등으로 작년 성장률 2% '턱걸이'…올해는

안재성 기자 / 2025-01-23 17:08:58
'정치 리스크'에 '트럼프 리스크'까지…올해 성장률 1%대 중반 머물 듯
"글로벌 경쟁력 약해 성장 동력 꺼져가는 중…5년 후 0%대 성장률 전망"

'12·3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우리 경제가 비틀거리고 있다. 작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보다 0.2%포인트 낮은 2.0%에 머물렀다. 올해는 1%대 중반 수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전기 대비·속보치)이 0.1%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한은이 지난해 11월 내놓은 예상치(0.5%)를 0.4%포인트 밑돌았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비상계엄 여파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민간소비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진단했다. 다만 4분기 부진이 모두 정치 리스크 때문은 아니며 "건설경기가 예상 이상으로 부진한 영향도 컸다"고 분석했다. 작년 4분기 건설투자는 전기 대비 3.2% 줄었다.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2.0%를 기록했다. 작년 11월 한은 예상치(2.2)보다 0.2%포인트 낮은 수치다.

 

▲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 [뉴시스]

 

경기 부진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정치 리스크가 여전하다. 신 국장은 "새해에도 정치 리크스로 인한 경제 심리 위축과 건설경기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건설 분야는 꿈도 희망도 없는 상태"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지방 건설경기는 이미 절망적인 상태인데 대출규제로 수도권까지 위협받고 있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규제를 풀기 전에는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은은 당초 올해 경제성장률을 1.9%로 예측했는데 정치 리스크 등 탓에 1.6~1.7%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한국 성장률을 하향조정하고 있다. 씨티는 최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5%로 낮췄다. 바클레이즈는 1.8%에서 1.7%로, HSBC는 1.9%에서 1.7%로, JP모건은 1.7%에서 1.3%로 낮췄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1.6%로 추정했다. 김 교수는 "내년 소비는 올해보다는 나아지겠으나 건설경기 부진이 계속되고 수출은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특히 자동차 수출이 크게 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경제성장률에 대해 "1.5~1.6% 수준으로 본다"며 "1%대 초반까지 굴러 떨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안 교수는 정치 리스크 외에 '트럼프 리스크'도 꼽았다. 당장은 한국이 트럼프발 관세 폭탄을 피해갔지만 결국 하반기에는 보편 관세가 이뤄질 거란 시각이다. 그는 "대미 흑자가 큰 나라들은 모두 고관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교수는 우리 경제 성장 동력이 꺼져가고 있는 부분도 경제성장률 저하에 한 몫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산업 분야가 거의 없다"며 "성장 동력 자체가 꺼져가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5, 6년 후에는 경제성장률이 0%대로 주저앉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안 교수는 "결국 정부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앞장서서 미래 성장산업을 키워야 하는데 과거 정부들이 대부분 이쪽에 무관심했다"고 비판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안재성 기자

안재성 / 경제부 기자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