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작년에 팔 걸"…JKL, 본전도 못 건질 판

유충현 기자 / 2025-05-15 17:21:10
후순위채 콜옵션 행사 위해 1000억 유상증자 검토 중
누적 투자금 8000억대로 늘어…수익률 '마이너스' 우려

최근 롯데손해보험이 후순위채 콜옵션(조기상환) 사태로 도마에 오르면서 이 회사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도 갈수록 궁지에 몰리고 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후순위채 조기상환 요건을 갖추기 위해 1000억 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검토 중이다. 900억원 규모 후순위채 콜옵션 행사가 금융당국의 승인 거절로 무산되는 업계 초유의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조치다. 

 

롯데손보는 지난 14일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금융감독당국에 자본확충 계획을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를 위해 당국과 긴밀하게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다음 달 13일까지 자본확충 방안을 확정해 알린다는 계획이다.

 

현실적으로 자본 확충 방법은 유상증자가 거의 유일하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공모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77.04%의 지분을 갖고 있는 빅튜라 유한회사(JKL파트너스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가 배정된 지분만큼 전액 참여한다고 가정하면 최대 770억 원의 추가 투자 부담을 안게 된다.

 

▲ 서울 중구 소월로 롯데손해보험 본사. [롯데손해보험 제공]

 

투자금을 늘린다는 것은 사모펀드로서 달갑지 않은 선택이다. 그만큼 투자수익률(투자금액 대비 재매각 가격의 비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JKL파트너스는 2019년 롯데손보 지분 77%를 확보하면서 7300억 원을 투입(구주 3734억 원, 유상증자 참여 3562억 원)했다. 유증 후에는 JKL파트너스의 누적투자금이 8000억 원을 넘길 전망이다.

 

하지만 자본확충을 피할 수도 없으니 JKL파트너스는 진퇴양난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지난해 매각 협상에서 높은 가격을 고집한 게 잘못"이란 지적이 나온다. 

 

당시 하나금융그룹 1조3000억 원, 신한금융그룹 1조6000억 원, 우리금융그룹 1조8000억 원 등의 제안이 있었다. 하지만 JKL은 2조 원 이상을 고집하며 전부 거절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 자본확충이 어려움에 처하면서 가치가 더 하락했다"며 "지난해 수준의 가격을 앞으로 다시 제안받긴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롯데손보의 시가총액은 14일 종가 기준 4894억 원이다. 시장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후하게 얹어도 매각가치가 8000억~1조 원을 넘기 힘들다고 본다. 6년간 운용해놓고 본전인 셈이다. 운용비용을 고려한 내부수익률(IRR)은 사실상 마이너스다. IRR은 통상 연 15~25% 수준이므로 이를 맞추려면 매각대금이 투자금의 2~3배는 돼야 한다. 지금까지 상황만으로도 JKL파트너스는 이미 괴롭다. 

 

▲ 롯데손해보험 시가총액 추이.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더 큰 문제는 롯데손보 매물가치가 갈수록 뚝뚝 떨어질 위험이 높다는 점이다. 현재 롯데손보의 주가는 1600원을 밑돌고 있다. 지난해 6월 최고가(4090원) 대비 40% 떨어졌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72억 원으로 전년(3016억 원) 대비 91% 급감했고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K-ICS)은 지난해 말 7%에 불과해 업계 최하위 수준이다. 여기에 이번 후순위채 사태까지 겹쳤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롯데손보의 보험금지급능력등급(IFSR)과 후순위채·신종자본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은 자체는 각각 A, A-, BBB+로 유지했지만 다음달 정기평가에서 하향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기평은 "후순위채 조기상환 연기 자체보다 그 배경이 된 자본적정성 저하가 신용도에 부정적"이라며 "자본 관리 부담이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제도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 이익이 큰 폭으로 변동하고 투자손실이 증가한 점 등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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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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