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눈치 보는 은행들…"당국 가이드라인대로 갈 듯"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다음주 초 주요 은행장들을 만나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17일 민주당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오는 20일 은행권 현장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간담회에는 전국은행연합회장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 6대 은행 은행장들이 참석한다.
국회 정무위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소비자들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5대 은행장들에게 대출 가산금리 인하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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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
은행 대출금리는 보통 '준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산정된다. 준거금리는 시중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은행의 비용에 이익을 더한 값으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우대금리는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가산금리가 떨어지면 대출금리는 내려간다.
민주당이 지적했듯 지난해 한은이 두 차례 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은행 대출금리 하락 속도는 매우 느리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5대 은행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37~5.87%다. 한은 금리인하 전인 9월 19일(연 3.61~6.01%) 대비 하단은 0.24%포인트, 상단은 0.14%포인트씩 떨어졌다.
같은 기간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59~6.69%에서 연 4.24~6.34%로 하단과 상단이 모두 0.35%포인트씩 낮아졌다. 은행 대출금리가 내려가고는 있으나 아직 한은 기준금리 인하폭(0.50%포인트)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6월 말 주담대 금리 수준(고정형 연 2.95~5.59%·변동형 연 3.74~6.73%)과 비교하면 훨씬 높다.
당시 가계대출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고삐를 강하게 조인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수요를 줄이려면 금리를 올려 차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며 "금융당국 의향에 맞춰 다들 금리를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의지가 강하기에 은행들이 쉽게 금리를 내리지 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집값이 하락세를 그리며 가계대출 수요도 잦아들고 있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이 지난해 10~12월 3개월 연속 1조 원대에 머물더니 새해에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733조7690억 원으로 지난해 말(734조1350억 원) 대비 3660억 원 줄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금리 인하를 위한 명분은 충분하다"며 "금융당국이 신호만 보내면 은행들은 즉시 가산금리를 낮추고 우대금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금융당국이 아직 가계대출에 대해 완전히 안심하지 못하는 눈치"라고 관측했다.
결국 은행들은 '권력'이 시키는 대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가운데 유력한 '미래 권력'인 이 대표 요청에 응할까.
은행권은 다소 회의적이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결국 금융당국의 의향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러 상황을 볼 때 금융당국이 입장을 쉽게 바꿀 것 같진 않다"며 "은행 대출금리 인하도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라 서서히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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