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격돌에 국제유가↓…"배럴당 40달러대 갈 수도"

안재성 기자 / 2025-04-16 17:24:27
양보 없는 '강대강' 대치…美中 경기침체 우려 커져
국내 물가 안정엔 긍정적…유류세 인하 연장 관건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고조로 글로벌 원유 수요 감소가 예상되면서 국제유가가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일 대비 0.33% 떨어진 배럴당 61.33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도 0.32% 내린 배럴당 64.67달러를 기록했다.

 

▲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스필드의 컨 리버 유전지대. [AP뉴시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원유 수요 감소를 예측한 영향이다. IEA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량을 하루 평균 73만 배럴로 제시했다. 기존(103만 배럴)보다 30만 배럴이나 축소한 것이다. 내년 전망치도 69만 배럴로 하향조정했다.

 

미국 정부가 상호 관세를 발표했다가 90일 유예한 뒤 다른 나라들은 협상에 힘을 주는 것과 달리 중국은 정면 대결을 택했다. 양국이 치고받은 결과 대중, 대미 관세율은 각각 145%, 125%로 치솟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4일 "무역전쟁에는 승자가 없고 보호주의에는 출구가 없다"며 미국을 비판했다. 중국 정부는 "싸우겠다면 끝까지 가겠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중국은 우리와 협상해야 하지만 우리는 중국과 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서로 먼저 숙이라며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는 셈이다.

 

G2(주요 2개국) 격돌은 글로벌 경기침체를 불러 원유 수요가 줄고 국제유가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IEA는 내년까지 유가 하락이 지속돼 브렌트유가 배럴당 61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UBS는 올해 평균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기존 배럴당 80달러에서 68달러로 12달러나 낮췄다. BNP파리바도 배럴당 65달러에서 58달러로 내렸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지금처럼 미중 강대강 대치가 지속된다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60달러를 밑돌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반니 스타우노보 UBS 분석가는 국제유가 추락을 우려했다. 그는 "무역 갈등이 더 확대되면 미국 경기침체가 심화하고 중국 경제는 경착륙할 수 있다"며 "그 경우 브렌트유가 배럴당 40달러대까지 곤두박질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국제유가 하락세는 국내 유가 안정에는 긍정적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4월 둘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전주 대비 L당 6.5원 내린 1658.6원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첫째 주부터 10주 연속으로 내림세다. 경유도 9주 연속 하락세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보통 국제유가 2, 3주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유가에 반영된다"며 "이번 주 국제유가가 내림세라 한동안 국내 유가도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정부의 유류세 인하가 4월 말로 종료되는 점이 불안요소다. 정부는 지난 2021년 말부터 유류세 인하를 시작해 그간 14차례 연장했다. 정부는 15번째 유류세 인하 연장, 연장하되 인하폭 축소, 인하 종료 등 모든 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휘발유 대상 유류세 인하폭은 15%다. 인하 전 세율에 비해 휘발유는 리터당 122원 저렴하다. 즉, 유류세 인하가 끝나면 휘발유 가격이 단숨에 1800원 가까운 수준으로 뛰어오르게 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요즘 국내 유가가 내림세긴 하나 아직 높은 편"이라며 "지금은 유류세 인하 종료나 인하폭 축소를 추진할 때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현재 휘발유 가격은 정부가 유류세 인하폭을 20%에서 15%로 축소했던 지난해 10월보다 오히려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500원대 후반 수준이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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