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금융,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추진
대출규제 덕에 은행 이익이 껑충 뛰어오르면서 주주환원도 늘어날 전망이다. KB·신한·하나·우리 4대 금융그룹이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비과세배당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추진하고 있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전망치를 종합한 바에 따르면 4대 금융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9조8821억 원으로 예상된다. 전년동기 대비 5.7% 증가한 수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 대출규제로 은행이 큰 덕을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과도한 집값 상승과 가계부채 확대를 막는다고 금융당국은 벌써 1년여 간 대출규제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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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
은행들은 금융당국 의향에 따라 대출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했다. 은행 대출금리는 보통 '준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산정된다. 준거금리는 시중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은행의 비용에 이익을 더한 값으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우대금리는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즉,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할수록 대출금리가 상승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출 수요를 억제하려면 금리 상승이 가장 효과적이라 그렇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예대금리차가 벌어지면서 은행 이익도 증가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 1년 여 간 은행들은 대출규제 덕을 톡톡히 본 셈"이라고 말했다.
6·27 부동산 대책으로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더 세게 조였지만 은행 실적에 대해선 별로 우려하지 않는 모습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을 조일수록 금리는 더 뛴다"며 "가계대출 규모 축소는 예대금리차 확대로 상쇄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은 또 남은 여력을 기업대출로 돌릴 준비도 하고 있다"며 "올해도 대형 금융그룹들은 역대 최고 실적을 재차 경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은 실적이 좋아지니 주주환원에도 열심이다. KB금융그룹은 지난 4월 3000억 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소각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달 26일 5000억 원 규모 자사주를, 하나금융그룹은 이날 4000억 원 규모 자사주를 각각 매입·소각했다. 자사주 매입·소각은 유통주식 수를 줄여 주가에 상방 압력을 주기에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환원 수단으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배당은 이자소득세(세율 15.4%)를 내야 하고 자칫 종합소득세 합산 과세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며 "이 때문에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소각을 선호하는 주주들도 여럿"이라고 했다.
4대 금융의 자사주 매입·소각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하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7000억~8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며 총 주주환원율을 54%로 예측했다. 그는 "시장의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주주환원율 50%를 넘어선다는 건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원은 신한금융의 하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약 5000억 원으로 내다봤다. 그는 "신한금융의 올해 주주환원율은 45.5%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하반기에 3000억 원 규모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소각할 것"이라며 주주환원율은 43.5%로 추산했다.
우리금융그룹은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가 작은 편(상반기 1500억 원)이나 대신 오는 4분기부터 비과세배당을 추진할 예정이다. 비과세배당은 이자소득세를 떼지 않아 그만큼 주주의 수익이 커진다.
시장은 주주환원에 열심인 대형 금융그룹을 주목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주는 하반기 관심을 둘 만하다"고 조언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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