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청구서' 받아든 내수…수출은 호조세나 미래는 '우울'

안재성 기자 / 2024-12-24 17:18:38
소비심리, '글로벌 금융위기' 후 최대폭 하락…"한동안 침체 지속"
"내년 수출 마이너스성장 기록할 수도…성장률 하향 불가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대가는 한국 5100만 국민이 할부로 치러야 할 것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예측한 대로 '비상계엄 청구서'가 하나둘씩 날아오고 있다. 증권시장, 원·달러 환율 등 먼저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더니 이제는 실물경제까지 주저앉았다. 전문가들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하향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한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전월 대비 12.3포인트 추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12.6p)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CCSI 88.4는 2022년 11월(86.6) 이후 2년1개월 만에 최저다.

 

▲ 비상계엄 여파로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게티이미지뱅크]

 

CCSI는100보다 크면 소비자의 기대심리가 장기평균(2003∼2023년)과 비교해 낙관적이라는 뜻이고 100보다 작으면 그 반대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요인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함께 '비상계엄 사태'를 꼽았다.

 

수출은 아직 견조하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20일 간 수출액은 403억 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6.8% 늘었다. 반도체 수출이 23.4% 증가하면서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

 

수출은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출 증가폭도 11월(1.4%)보다 확대됐다. 무역수지 흑자는 13억4800만 달러 흑자로 19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내년 전망은 어둡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내년 수출 증가율이 1.4%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1~11월 수출 증가율(8.3%)보다 크게 낮아진 수치다. 수출 위협요인으로는 트럼프 당선인의 고관세 정책 등 보호무역주의 확산, 주요 수출 상대국의 경기 부진,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이 지목됐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보호무역주의가 확산 추세"라면서 내년 수출이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내년 수출이 마이너스성장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내수에 대해선 "지금이 최악이라 지금보단 나아질 것"이라면서도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강 대표도 내수 침체 지속을 전망하면서도 "내년 상반기에 적극적인 예산 선집행으로 조금은 온기가 돌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그간 2분기에 집행했던 사업들을 1분기부터 시작하는 등 예산 집행을 전례 없이 당길 것"이라고 예고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에 대해선 "여러 모로 하방 리스크가 크다"며 "잠재성장률을 소폭 밑돌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한국 경제 잠재성장률이 2% 수준이므로 내년 성장률이 1%대일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한은이 이미 내년 성장률을 1.9%로 예상했으므로 비슷한 수준으로 볼 수도 있으나 한은 전망치가 나온 건 비상계엄 사태 전이었다.

 

비상계엄 사태를 감안할 때 성장률이 더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강 대표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 하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도 "내년 성장률은 1.9%에 못 미칠 것"이라며 "1.7%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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