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 200만원 적자…가게 접고 배달 뛸까 고민도"
한국 경제가 연초 예상보다는 나은 모습이나 사실상 수출만 호조세일 뿐, 내수는 깊게 침체된 상태다. 내수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신음하고 있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3.8(2020년=100)로 전월 대비 1.1% 늘었다.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달리던 생산은 3월(-2.3%)에 잠깐 부진했다가 한 달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자동차 생산이 8.1% 늘면서 작년 1월(8.7%) 이후로 최대폭 증가한 영향이 컸다. 반도체 생산은 4.4% 줄었지만 전년동월 대비론 22.3% 증가하는 등 여전한 호조세다. 전월 대비 생산 감소는 연초 고공비행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반면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2% 줄었다. 승용차, 통신기기·컴퓨터, 가구를 중심으로 내구재 판매가 5.8% 위축된 탓이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전반적으로 생산은 순조로운데 소비는 못 따라가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생산 증가는 수출 호조 덕"이라며 "소비가 부진해 내수는 침체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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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수 침체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뉴시스] |
내수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로선 특히 큰 위협이 닥친 형국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출 비중이 높은 대기업들은 재정건전성도 우수하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건전성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국내은행의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61%로 전기 말(0.59%) 대비 0.02%포인트 올랐다.
대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0.48%)은 전기 말(0.50%)보다 0.02%포인트 떨어졌다. 그러나 같은 기간 중소기업여신은 0.64%에서 0.69%로 0.05%포인트 뛰었다. 중소법인(0.89%)은 0.04%포인트, 개인사업자(0.41%)는 0.07%포인트씩 상승했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부실채권비율 오름세가 전체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을 끌어올린 셈이다.
작은 식품 첨가물 제조업체를 경영하는 A 씨는 "올들어 전체 직원의 3분의 1 가량을 내보냈다"며 "가슴이 아프지만 구조조정 없이는 견딜 수가 없는 상태"라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직원 절반을 구조조정하거나 아예 회생 신청을 고려하는 중소기업들도 주변에 여럿"이라고 전했다.
서울시 서초구 신원동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는 B 씨는 "작년 이맘때에 비해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며 "온갖 수를 다 써봐도 손님이 안 오니 방법이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요새 매달 200만 원씩 적자가 나고 있다"며 "차라리 가게를 접고 배달 일을 할까 고민 중"이라고 했다.
자영업자 폐업과 법인회생 및 파산은 가파른 증가세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 따르면 지난 1∼4월 노란우산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액은 총 5442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9.9% 늘었다. 공제금 지급 건수(4만3000건)도 같은 기간 9.6% 증가했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접수된 법인회생 및 파산 사건은 총 672건으로 전년 동기(519건) 대비 29.5% 늘었다. 이들 대부분은 중소기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高)' 현상으로 내수 침체가 지속되면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상황도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내수 침체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직격타를 맞고 있다"며 "올해 내내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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