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성보험 해약 비중 10.2%p 올라…"보험 본질적 기능 약화"
생명보험 해약환급금이 올해 들어 소폭 줄었지만 '지표의 질'은 악화됐다. 주로 저축성보험 해약이 증가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보장성보험 해약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보장성보험 해약은 곧 불경기를 시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5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2개 생명보험사의 올해 1~9월 누적 해약환급금은 39조3649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41조8370억 원)보다는 약간 감소했지만 재작년(24조3310억 원)보다는 크게 늘어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2020년(20조7500억 원)과 2021년(19조7332억 원)에 견줘보면 약 2배에 달한다.
회사별로는 8개 생보사의 해약환급금이 1년 새 증가했다. 미래에셋생명이 1조5538억 원 늘어 증가폭(106.72%)이 가장 컸다. 이어 △메트라이프생명(2485억 원↑) △KB라이프생명(2083억 원↑) △BNP파리바카디프생명(1823억 원↑) △AIA생명(1530억 원↑) △하나생명(958억 원↑) △iM라이프생명(243억 원↑)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125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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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2024년 생명보험사별 누적 해약환급금(1~9월) 비교. [생명보험협회 월간통계 재구성] |
해약환급금에서 작년과 크게 다른 부분은 보장성보험 비중이다. 지난해 해약은 주로 저축성보험에서 나왔다. 저축성보험 판매는 앞선 2010년대 초반이 전성기였는데 비과세 요건(가입 후 10년)을 채운 뒤 해지하거나 은행 예·적금으로 옮겨가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반면 올해는 보장성보험에서 많은 해약이 발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2분기 생보사 해약환급금 중 보장성보험 비중은 29.8%였으나 올해는 40.0%로 10.2%포인트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보험산업 측면에서 더욱 좋지 않은 징후라고 지적한다. 최미수 서울디지털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본래 보험의 기능은 저축이나 재테크가 아니라 보장"이라며 "보장성보험 해약 증가는 보험의 본질적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은 지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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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약환급금 내 보장성보험과 저축성보험 비중 추이.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 자료 재구성] |
특히 불이익을 감수하더라도 보장성 보험을 깨는 사람이 늘었다는 것은 소비자들의 소비자들의 경제사정이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장성보험 해약 증가는 불경기 여파"라면서 "지갑사정이 힘들수록 당장 효능이 피부로 느껴지지 않는 보장성보험부터 해약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한국신용정보원의 2022년 보험계약정보 분석 결과를 보면 보장성보험 해약은 소비자들의 '납입부담'과 상관관계가 높았다. 매달 꼬박꼬박 나가는 보험료를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답한 소비자 가운데 97.6%가 보장성보험을 해약했다. 이는 저축성보험을 해약한 소비자들 중 상당수가 "목돈이 필요해서"라고 답한 것과 대비된다.
박희우 보험연구원 데이터연구센터장은 "보장성보험을 해약하는 소비자는 그만큼 생활이 어려워 보험의 필요성이 더 강한 계층일 가능성이 높다"며 "보험계약 해지로 인한 보장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험사와 금융당국이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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