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감세법안 통과로 국채 가격 급락
미국 국채 가격이 최근 급락하고 있으나 한국 국고채 가격은 아직 안정적이다. 하지만 새 정권이 들어서면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할 가능성이 높아 국고채를 지금 사는 건 지양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 나온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는 연 5.09%로 장을 마감해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5% 선을 넘겼다. 2023년 11월 이후 약 1년6개월 만에 최고치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로 불리는 10년물 금리도 연 4.60%로 지난 2월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22일(현지시간)엔 장기 국채 금리가 소폭 하락했으나 추가 상승 여지는 남아 있다. 블룸버그는 10년물 금리가 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개인 소득세울과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하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감세안을 밀어붙인 점이 국채 가격을 떨어뜨렸다. 국채 가격이 하락하면 금리는 올라간다. 해당 법안은 이날 하원을 통과했고 상원도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어 성립 가능성이 높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이 법안이 상원에서 최종 확정되면 연방 재정적자가 10년간 약 3조8000억 달러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국채 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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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정권이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안을 실행할 경우 국고채 금리가 뛸 거란 예상이 나온다. [게티이미지뱅크] |
미국과 달리 한국 국고채 금리는 2%대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채권 시장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3일 2.34%로 거래를 마쳐 전날과 보합이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직전인 지난 2월 24일(2.61%)에 비해 0.27%포인트 내렸다. 한은 금리인하폭(0.25%포인트)과 비슷해 예상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5년물은 2.50%, 10년물은 2.77%, 30년물은 2.64%를 기록했다. 모두 지난 2월 24일 이후 내림세를 그리며 안정적인 흐름이다.
하지만 시장과 전문가들은 안심할 때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차기 정부가 출범하면 추경 편성이 유력시되기 때문이다.
원내 1~3당 대선 후보들은 모두 재정 확장 정책을 내놓아 그대로 실행하려면 추경이 불가피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지난 16일 1차 TV토론회에서 추경을 언급했다.
민주당도 이달 초 시행된 1차 추경(13조8000억 원)은 최소한의 경기 방어도 안 되는 수준이라며 20조 원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차 추경에서 필요한 예산의 70%(9조5000억 원)는 국채로 조달됐다. 새 정부가 대규모 추경을 재차 시행하면 15조 원 이상의 국채가 시장에 풀릴 수 있다. 대규모 국채 발행은 가격 하락을 부른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민주당이 거론하는 2차 추경이 현실화할 경우 적자국채 발행 규모가 커지고 국고채 금리가 뛸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도 "추경은 국고채 금리 상승을 야기한다"며 상승폭은 0.1~0.2%포인트가량으로 예상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연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 3회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국고채 수요가 늘었다"며 "그러나 추경을 감안하면 지금은 국고채를 살 때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국고채 등 채권은 금리가 높을 때 샀다가 떨어진 후에 팔면 차익을 거둘 수 있다. 반대로 내가 산 뒤에 채권 금리가 뛰면 손해를 볼 수 있다. 국고채를 사더라도 추경이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는지 확인한 뒤 매입을 시도하란 조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고채 단기 매매를 노리는 투자자들은 기다리는 게 낫지만 장기 보유할 계획인 투자자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며 "한은이 거듭 금리를 낮출 테니 중장기적으론 결국 국고채 금리가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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