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했는데, 왜?"…증시 불신·코인 기대 '확산'

안재성 기자 / 2024-12-18 17:07:43
탄핵 이후로도 국내 증시 지지부진…"희망 찾기 힘들어"
코인으로 쏠리는 투자금…"상법 개정으로 증시 개선 기대"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정치 불확실성이 제거됐음에도 국내 증권시장은 지지부진하다. 많은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 흥미를 잃고 코인 시장으로 쏠리면서 증시 개선이 쉽지 않은 모습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7일 까지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5조5333억 원을 기록했다. 전달(16조8928억 원) 대비 8.0% 줄어든 수치다.

 

지난 3월(22조7428억 원)과 비교해선 31.7% 급감했다. 3월 이후 국내 증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감소세를 거듭해 15조 원대로까지 쪼그라들었다.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뉴시스]

 

증시를 떠난 돈은 코인 시장으로 향했다. 코인 통계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기준 국내 5대 코인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의 직전 24시간 거래대금은 총 20조4501억 원이다. 같은 날 국내 증시 거래대금(16조1901억 원)보다 26.3% 더 많다.

 

연초 하루 평균 2조 원 가량이던 코인 거래대금이 10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11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12조8968억 원)보다도 58.6% 급증했다.

 

코인이 주목받는 원인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이 꼽힌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부터 "코인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공약했다.

 

트럼프 당선 확정 후부터 기대감에 비트코인 가격은 하늘 높이 솟구쳤다. 역대 최초로 10만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전날 10만8000달러 선까지 넘었다. 국내에서도 1억5800만 원(업비트 기준) 이상으로 치솟는 등 연일 사상 최고가 경신 행진을 벌였다. 대장주 비트코인이 앞서 달리니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코인)들도 호조세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4시 30분 기준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데스크에서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10만4240달러다. 같은 시각 국내 최대 코인 거래소 업비트에서는 1억5265만 원이다.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17일 역대 최고가를 돌파한 뒤 18일엔 조정 중"이라며 "그러나 곧 다시 뛸 것"이라고 기대했다.

 

탈증시와 코인 러시에는 국내 증시에 대한 실망감도 한 몫 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12% 오른 2484.43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697.57)은 0.45% 상승했다.

 

이날은 오름세였으나 지난 16일부터 이틀 간 코스피·코스닥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지난 14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이제 증시가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이란 낙관론이 나온 것과 달리 현실은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아직도 코스피는 2500선을, 코스닥은 700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불만이 적잖다. A 씨는 "삼성전자 부진, 금융투자소득세 논란 등으로 흔들리던 증시에 '비상계엄 사태'가 치명타를 가했다"며 "지금은 증시가 너무 약해져 호재도 제대로 소화 못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B 씨는 "지금 비트코인은 내년 말 20만 달러까지 오를 거라며 다들 기대감이 큰데 증시에는 도무지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희망이 보여야 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증시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 씨는 "국내 주식 투자자들이 비명을 지르는 반면 코인 투자자들은 환호하고 있다"며 "나도 보유하던 주식을 모두 정리하고 코인으로 갈아탔다"고 했다.

 

증시가 투자자들에게 희망을 줄 만한 이벤트가 있을까.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상법 개정은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에 '주주'까지 포함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장에서는 상법이 개정되면 더 이상 기업이 함부로 유상증자, 물적분할 등 주주들을 능멸하는 행위를 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이 확정된 후 차기 정권이 민주당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지면 그것만으로도 투자금이 돌아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간 민주당 집권 시마다 부동산, 주식 등 자산 가격이 치솟곤 했던 점이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거란 분석이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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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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