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기대감, 시장에 선반영…유예되면 실망감 생길 듯"
집값 상승세가 조금씩 잦아드는 등 시장에서 호재와 악재가 '시소게임'을 벌이는 양상이다.
내년 시행 예정이던 금융투자소득세가 호재로 거론됐는데 유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면이 바뀌었다. 일각에서는 금투세 기대감이 이미 시장에 선반영돼 유예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월간 기준으로 8월 부동산시장은 뜨거웠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은 전월 대비 1.27% 올라 2018년 9월(1.84%) 이후 5년11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주간 기준으로는 열기가 차츰 식는 흐름이다. 한국부동산원 집계에서 9월 셋째 주(1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6% 올라 2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상승폭은 8월 둘째 주(0.32%)를 정점으로 5주 연속 축소됐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최근 주춤하는 모습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274건으로 7월(8825건)보다 3551건 적다. 8월 거래량은 9월 말까지 집계되므로 아직 기간이 좀 남아 있지만 7월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매월 늘어나 7월엔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8월 들어 꺾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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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강남 아파트숲. [이상훈 선임기자] |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시장에서 호재와 악재 간 시소게임 중"이라고 진단했다.
호재는 금리인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빅컷'(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을 단행하면서 한국은행도 금리를 내릴 것으로 여겨진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현 3.50%에서 3.00%로 0.50%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
악재는 9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도입되는 등 대출규제가 강화되는 점이다. 전고점을 뚫은 단지가 여럿 나오는 등 집값이 크게 오른 점도 매수자들을 망설이게 만들고 있다.
박 위원은 "금리인하는 상당부분 선반영돼 앞으로는 금리인하보다 대출규제 강화 영향이 더 클 것"이라며 집값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추석 이후 일부 과열된 지역들은 상승폭이 축소되면서 다소 진정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변수로 거론되는 건 금투세다. 금투세가 시행될 경우 증시에서 빠진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부동산으로 유입될 것으로 점쳐진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집값 상승 요인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금투세 기대감은 이미 선반영 중"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증시에서 빠르게 자금이 이탈하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 코스피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은 9조4084억 원(12일 기준)으로 전월(10조6158억 원) 대비 11.4% 줄었다. 7월(12조337억 원) 비해선 21.8% 감소했다. 증시 대기 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예탁금도 지난 8월 1일 54조6592억 원에서 지난 10일 51조4943억 원으로 3조 원 넘게 빠졌다.
증시에서 빠진 자금이 일부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가 집값 상승세에 일조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가 금투세 유예로 가닥을 잡았다는 설이 퍼지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이미 정부와 여당은 금투세 폐지를 줄곧 주장하고 있어 민주당만 돌아서면 내년 금투세 시행은 물건너간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금투세 기대감은 이미 선반영됐기에 갑자기 유예되면 실망감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올해 4분기에는 집값 상승 동력이 많이 약화될 듯하다"고 전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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