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MG손보 노조지부장 "'노조 몽니' 프레임, 메리츠에 놀아난 것"

유충현 기자 / 2025-04-03 16:23:20
"고용승계 요구한 적 없어...메리츠화재, 처음부터 인수 의지 없었다"
"원점에서 정상매각 추진해야…계약이전 방식엔 모든 것 걸고 반대"

지난달 메리츠화재의 인수 포기로 MG손해보험 매각이 또 무산되면서 MG손보 노동조합을 향한 비판이 거세다. '100% 고용승계'를 고집한 노조의 몽니로 계약자 124만 명과 회사가 모두 위험에 빠뜨렸다는 지적이다. 

 

배영진 MG손보 노조지부장은 3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MG손보 본사에서 KPI뉴스와 만나 억울함을 표했다. "처음부터 100% 고용승계는 요구한 적도 없다"는 것이다. 

 

다음은 배 지부장과의 일문일답. 

 

▲ 배영진 사무금융노조 MG손해보험지부장이 3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본사 7층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KPI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유충현 기자]

 

ㅡMG손보 노조를 향한 여론의 비판이 많다.

 

"온갖 심한 말을 많이 듣고 있다. 어느 정도는 이해하지만 잘못 알려진 부분도 많다."

 

ㅡ어떤 내용이 잘못 알려졌다는 건가.

 

"일례로 난 '메리츠화재보다 청·파산이 낫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 기정사실처럼 퍼져 있는데 내가 바보가 아닌 이상 공개적으로 그런 망언을 하겠나."

 

ㅡ노조의 모든 직원 고용승계 요구가 지나쳤다는 비판이 있다.

 

"동의할 수 없다. 노조에서 메리츠화재에 단 한 번도 고용승계를 요구한 적이 없다. 메리츠화재는 처음부터 인수하려는 의지 자체가 없었다. 인수 포기 결정도 노조가 아닌 자체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다. 사실 그만둘 명분만 찾고 있었다."

 

ㅡ인수 의지가 없었다고 할 만한 근거는.

 

"메리츠화재가 처음부터 내켜서 나선 게 아니었다. 금융감독원 정기검사 결과에 따라 큰 제재를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 당국에 협상카드를 내밀듯 인수 의사를 타진했다. 그런데 얼마 뒤 '12·3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지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자 인수 절차 내내 소극적이던 메리츠화재는 노조를 구실 삼아 빠져나갔다. 만약 윤 대통령이 정상적으로 직무를 수행하고 있었다면 상황이 달랐을 것이다."

 

ㅡ메리츠화재의 실사를 노조가 막아선 것은 맞나.

 

"아니다. 문제를 제기했을 뿐, 물리적으로 저지하진 않았다. 불필요할 만큼 방대한 자료를 요구한 데다 기밀유지확약서 등 필수 서류가 미비돼 있었다. 이런 부분에서 의견을 조율하는 당연한 절차다. 2월 26일 실사 합의서에 서명까지 날인했다. 메리츠화재 쪽에 '언제든 실사 진행이 가능하니 오면 된다'고 알렸는데 그쪽에서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 실사는 진행하지 않고 '고용승계 10% 안'를 별안간 던졌다. 당장 받아들이란 식의 통첩이었다."

 

▲ 지난달 26일 작성된 실사진행 합의서(왼쪽 사진). 배영진 지부장의 서명이 날인돼 있다. 오른쪽 사진은 MG손보 본사 대회의실. 실사를 위한 설비가 아직 그대로 있다. [유충현 기자] 

 

ㅡ노조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마련된 협상 테이블에 불참해 비판을 받았다.

 

"내밀한 이야기가 있다. 사실 협상일 아침까지만 해도 메리츠화재 쪽이 불참하는 기류였다. 예금보험공사 매각 담당자도 '메리츠화재가 나오지 않으면 우리가 이 딜을 끝내겠다'고 했다. 그런 상황에서 메리츠화재가 선수를 치듯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먼저 반납했다. 그래서 내가 '금융당국과 MG손보가 모두 메리츠화재에 농락당했다'고 지적하는 것이다." 

 

ㅡ'노조의 몽니'로 매각이 무산됐다는 인식이 강하다.

 

"그렇게 말하는 분들께 반대로 '노조의 역할'은 무엇인지 여쭤보고 싶다. 노조는 구성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부당함을 방어해야 하는 취지와 목적이 있다. 구성원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역할을 '몽니'라고 부르는 것이 맞는 접근인지 모르겠다."

 

ㅡ노조원 권익과 124만 계약자의 계약상 리스크가 충돌하는 상황에 대한 입장은.

 

"노조 구성원을 지키는 길이 회사를 지키는 길이고 회사를 살리는 길이 회사를 믿고 가입한 124만 고객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ㅡ메리츠화재가 손을 떼면서 매각 절차도 멈춘 상태다. 금융당국은 제3자 매각이 어렵다고 보고 '계약이전' 방식을 고려하는 분위기다.

 

"계약이전 방식이 실제 추진된다면 모든 것을 걸고서라도 싸울 것이다. 계약이전을 하면 회사와 직원은 사라진다. 영업가족(전속설계사)도 계약을 승계하지 못한다. 고객만 살려서 가져가는 방식인데 124만 계약자를 전부 보호하지도 못할 것이다. 원점으로 돌아가 정상적인 매각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금융당국에 특별위원회를 꾸려서라도 모든 의제를 논의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반응이 없는 상태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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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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