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양 후 규제 강화로 은행 이익 ↑…'尹 정부' 들어 매년 반복
데자뷰다. '부동산 부양 → 가계대출 폭증 → 대출규제→은행 이익 증대'라는 공식이 윤석열 정부에서 매년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은행 당기순이익은 총 22조4000억 원(금융감독원 집계)으로 4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5대 금융그룹 중 세 곳(KB·하나·농협금융그룹)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KB금융그룹은 금융권 최초로 '당기순익 5조 클럽'에 가입했다. 신한·우리금융그룹은 역대 두 번째 실적을 냈다.
온 나라가 불황에 허덕이는데 은행만 실적 호조세를 달리는 배경으로는 정부의 '부동산 부양'과 '대출규제'가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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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봉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이상훈 선임기자] |
정부는 지난해 초 신생아특례대출을 출시하고 디딤돌대출 소득 요건을 완화해 부동산 부양을 꾀했다.
집값은 정부 기대대로 상승세를 그렸다. 다만 정부가 예상한 수준을 뛰어넘었다. 집값이 고공비행하면서 가계대출도 폭증했다. 당황한 정부와 금융당국은 대출 관리를 위해 규제를 실행했다.
은행은 시키는 대로 대출 수요를 줄이려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했다. 은행 대출금리는 보통 '준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산정된다. 준거금리는 시중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은행의 비용에 이익을 더한 값으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우대금리는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즉, 가산금리를 인상하고 우대금리를 축소하면 대출금리가 상승해 수요 둔화 영향을 준다. 동시에 은행 이익도 늘어난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연례 행사라는 점이다. 재작년 초 정부는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외 규제지역을 전면 해제하고 특례보금자리론 40조 원을 공급했다.
규제도, 돈도 풀리니 집값이 뛰고 가계대출은 급증했다. 정부는 대출규제 카드를 썼고 은행은 재작년 하반기부터 대출금리를 인상했다. 금융소비자들은 이자 부담 가중에 신음했고 은행은 그만큼 돈을 챙겼다.
2년 전 쓴 맛을 봤는데도 당국은 작년에 똑같은 헛발질을 한 것이다. 이제 서울 강남권에서 평당 1억 원 이하 아파트는 찾기 힘들어졌고 급증한 가계부채는 우리 경제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은행만 실적 잔치를 벌이며 배를 두드리고 있다.
경기가 안 좋으니 부동산을 통해 부양하고 싶은 정부의 조바심은 이해가 간다. 단기 부양책으로 부동산 띄우기만큼 효과가 좋은 것도 드물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정부 입장에서 불황이 오면 제일 쉽게 할 수 있는 게 대출을 늘려 부동산을 띄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부동산 부양은 단기적으로만 효과가 좋을 뿐, 중장기적으론 부작용이 더 크다. 윤석열 정부뿐 아니라 역대 모든 정부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바로 전임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 실패로 5년 만에 정권을 내줬지 않은가.
올해는 정부가 똑같은 우(愚)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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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재성 경제 에디터. |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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