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해진 판매경쟁에 GA 의존 커져…수수료 지출↑
올해 상반기 보험사의 실적은 대부분 뒷걸음친 반면 법인보험대리점(GA)은 두 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며 극명한 대비를 보였다.
GA는 여러 보험사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보험상품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대리점이다. '원청' 격인 보험사는 본업 악화로 순익이 줄어드는 와중에 판매를 위탁받은 GA는 크게 성장하는 역설적인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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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장 보험사 10곳의 2024년 상반기 및 2025년 상반기 당기순이익 증감 비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장보험사 10곳(재보험사를 제외한 일반 생명·손해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조255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5조291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19.4%나 감소한 수치다.
각 회사별로는 삼성생명(1조2005억 원, 10.1% 증가), 미래에셋생명(747억 원, 6.1%), 흥국화재(1323억 원, 5.1%)를 제외한 7개 보험사가 모두 역성장했다.
삼성화재(9539억 원, -25.3%), DB손해보험(9069억 원, -19.4%), 현대해상(4510억 원, -45.9%) 등 대형 손보사들이 각각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생보사 중에서도 한화생명(1797억 원, -48.3%)과 동양생명(868억 원, -47.1%)이 절반 가량 줄었다.
반면 상장 GA 2곳은 뚜렷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인카금융서비스의 올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액은 4654억 원을 거둬 전년 동기(3957억원) 대비 17.6% 늘었다. 영업이익(3811억원)과 당기순이익(336억원)도 각각 18.1%, 22.2% 증가했다.
에이플러스에셋도 매출액이 2867억 원으로 35%, 영업이익은 2715억 원으로 37.2% 늘었다. 각종 비용을 차감한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활동과는 무관한 이슈였다. 에이플러스에셋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설계사 수당 환수 등 손해배상수익이 있었고 올해 유가증권 평가손실이 일시적으로 반영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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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장 법인보험대리점(GA) 2곳의 2024년 상반기 및 2025년 상반기 실적치 비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GA만 성장세를 보인 배경으로는 보험사들의 과도한 실적 경쟁이 꼽힌다. 새 회계기준(IFRS17)에서는 장래에 인식할 보험이익을 의미하는 보험서비스마진(CSM) 규모가 경영 성과의 핵심 지표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CSM에 유리한 장기보장보험 경쟁이 치열해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악화되면 나빠진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신계약 확보에 더욱 매달릴 수밖에 없다"며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GA 의존도가 높아진다고 했다.
모든 보험사는 전속설계사들을 데리고 있으나 GA 채널을 통해 추가적인 신계약 실적을 올릴 수 있다.
그런데 GA는 여러 보험사를 상대하므로 보험사들에게 일종의 '갑질'을 한다. 수수료를 더 많이 주는 보험사 상품 위주로 판매하겠다는 자세다.
실적 경쟁에 쫓긴 보험사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GA들에게 높은 수수료를 제공하니 유능한 전속설계사들이 GA로 이탈하는 현상까지 생겼다. 과도한 경쟁에 의한 악순환인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유능한 설계사들 다수가 GA로 가면서 이제는 보험사들이 GA 없이 경쟁이 불가능한 상태"라면서 "사실상 GA에 목줄이 잡힌 상태"라고 답답함을 표했다.
이런 현상은 구체적인 지표로도 확인된다. 손보업권의 합산비율은 올해 5월 105%를 넘어섰다. 이 숫자가 100%를 넘으면 보험 영업에서 거둔 보험료보다 보험금과 사업비 지출이 더 많다는 의미다. 2022년까지 90%대였던 합산비율은 2023년 100%를 넘기고, 2024년부터는 104~106% 수준까지 올라갔다. 보험 영업 적자 구조가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난 5월 순사업비율이 24.72%를 기록한 점이 눈에 띈다. 새 회계기준 도입 후 최고치다. 2023년 초 21%대에서 3%포인트 가까이 뛰었다. 손해율(보험금 지급률)이 오르는 와중에 판매비용(GA 수수료·인센티브)까지 더해져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분간은 GA 의존도가 높아지는 흐름이 바뀔 것 같진 않다"면서도 "보험사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하면 더 이상 높은 수수료를 주기도 어려워 흐름이 바뀔 수 있다"고 진단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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