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부담은 걸림돌, LH 부채 160조 달해
공적 자산 증가, 투기 억제 등 기대
당장 3기 신도시 적용 가능성도 거론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하고 있다. 공공토지 매각을 통한 수익 방식을 '임대형 택지 공급'으로 전환할 지 여부가 핵심이다. 공공 토지 공급의 기본 틀이 달라지는 것인데, 당장 3기 신도시부터 적용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날 출범한 LH개혁위원회는 향후 4개월 동안 활동하며 올해 안에 제도 개선과 법령 정비 등 실행 가능한 개혁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상경 국토부 1차관과 이재만 세종대 교수가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임 위원장을 비롯한 9명의 업계 전문가들이 민간 위원으로 위촉됐다. 이들을 뒷받침하도록 국토부 산하 'LH 개혁 기획단'과 LH 산하 'LH 개혁 추진단'도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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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진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전경. [LH 제공] |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LH가 택지를 조성해 민간에 매각하는 구조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LH 사업 방식의 원점 재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LH가 민간에 분양한 토지는 사업 개발 이후 가치가 크게 뛰어 분양가를 높이고 민간 사업자의 수익으로 형성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투기가 발생해 땅값이 오르고 개발 수익은 민간 사업자와 수분양자에게만 돌아가는 게 정부의 문제의식이다.
다만 LH의 수익은 적자를 보전하는 데 주로 사용돼 왔다. 공공임대 주택이 시세보다 낮은 금액으로 공급되다보니 적자가 불가피했고 지방 미분양 주택 매입과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등 정책 보조를 위해 다른 사업 운영자금을 투입하는 일도 많았다.
기본적으로 LH의 재무 건정성을 담보할 수 없는 사업 구조였다는 평가가 다수였다.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축물만 임대하는 '임대형 택지 공급' 방식이다. LH는 택지 조성과 개발 등 시행을 담당하고 민간은 시공만 맡는 구조다.
LH는 공공 디벨로퍼로서 공공주택 건설과 공급 등 핵심 업무에만 집중하고 일부 기능은 지방 공기업이나 다른 기관으로 이관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토지와 공공임대주택 자산 관리를 전담하는 '토지주택은행' 도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전날 개혁위 출범식에서 "LH가 보유한 자산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것"이라며 "현재 공공주택 사업 구조와 방식을 원점에서 검토해 더 많은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주거안정대책을 세웠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재정 부담은 우려된다. 택지 매각이 LH의 가장 큰 수익원이었던 만큼 당분간 사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토지를 매각하지 않고 개발과 임대 등 직접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초기 자금이 많이 투입돼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LH의 총 부채는 160조1000억 원으로 추산된다. 업계 전망 등에 따르면 2028년에는 226조 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적 부담을 넘어선다면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 임대형 택지 공급은 공공 소유의 '장기 임대' 형태이기 때문에 땅값 상승분은 그대로 공적 자산이 된다. 공공의 관리 감독으로 자산 가치가 보존되고, 투기 수요 억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곧바로 3기 신도시 적용에 대한 논의가 예상된다. 3기 신도시는 교통 접근성과 위치 경쟁력이 높아 재정 자립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H 관계자는 "토지 계약이 이뤄진 곳은 많지 않다"면서 "고양창릉 지구만 택지가 40군데인데 공급 계약이 된 곳은 4, 5개 정도라서 3기 신도시에 적용될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LH 차기 사장에 출사표를 던진 김세용 전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과 김헌동 전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사장도 '임대형 택지 공급'을 강조한 바 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그동안 LH는 민간 사업자에게 상당히 많은 이윤을 남겨주는 구조로 공공택지를 매각해왔다"며 "이런 중간 유통 마진을 줄이면 서민들에게 양질의 내 집 마련을 하게끔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 교수는 "토지에 대한 적정 수준의 임대료를 받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은 장점이 많다"며 "과거 MB정부에서 베타 테스트처럼 일부 단지가 시행을 했는데 전매가 가능한 시점에 프리미엄도 붙어 나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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