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관세 전쟁' 우려…증시 폭락·환율 폭등

안재성 기자 / 2025-04-07 16:56:10
2300선까지 위협받는 코스피…"시장 이성적이지 않아"
증시 반등에 시간 걸릴 듯…환율 1500원 돌파 위험도

미국이 '기침'을 하자 한국은 '열병'에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고관세 정책을 밀고 나갈 의지를 분명히 했다. 세계 각국도 맞대응에 나서 '글로벌 관세 전쟁' 우려가 한껏 커졌다.

 

전세계적 위기감은 국내 금융시장을 태풍처럼 뒤흔들어 놨다. 7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5.57% 폭락한 2328.20으로 장을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그려 2300선까지 위협받고 있다. 코스닥(651.30)도 5.25%나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33.7원 폭등한 1467.8원을 기록했다.

 

이날 증시는 개장부터 폭락했다. 한국거래소가 오전 9시 12분쯤 약 8개월 만에 '프로그램 매도 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를 발동할 정도였다.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뉴시스]

 

주된 배경은 트럼프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간) 중국, 유럽연합(EU), 한국, 일본, 베트남 등 세계 각국을 상대로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해당국들은 분노를 표하며 보복 조치를 강구 중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에 글로벌 관세 전쟁은 매우 부정적인 요소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표한 경제동향에서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며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한국 경제가 앞으로 크게 힘들어질 거란 걱정은 시장에 반영됐다. 특히 뉴욕증시가 급락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고관세 정책을 거둘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불안감이 더 커졌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관세 이슈는 단기간에 깔끔하게 해결될 수 없다"며 지수가 추가 하락할 수도 있다고 염려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내일 새벽 뉴욕증시가 또 하락하면 국내 증시도 따라서 내림세를 그릴 수 있다"며 "현재 시장이 이성적이지 않아 어디까지 추락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환율 역시 추가 상승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글로벌 관세 전쟁으로 경기침체가 우려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짚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까지 미국 달러화 강세 기조에 연동해 환율이 오름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1500원 선을 돌파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일단 전문가들은 코스피 밸류에이션을 감안할 때 현재 하락세는 과도하다고 판단한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너무 많이 떨어졌다"며 "여기서 지수가 추가 하락해 2300선을 밑돌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400선을 하회하는 상황은 비중 확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저점 매수를 권했다.

 

문제는 현재 시장이 패닉 상태라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관세 정책을 어디까지 밀고나갈지, 다른 나라들이 어느 정도로 보복할지 예상하기 힘들어 투자자들의 동요는 상당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라는 긍정적인 이슈가 있음에도 관세 이슈가 너무 커서 거의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관세 이슈가 완화될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오기 이전까지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연구원은 "증시가 반등하더라도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강 대표 역시 "시장이 곧 바닥 확인 후 반등을 모색할 것"이라면서도 회복 속도는 느릴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뉴욕증시가 부진한 점이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코스피가 2500선을 회복하려면 한 달 가량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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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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