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반등은 기술력 불신 해소해야…"HBM4 양산 필수"
한 때 '초격차'를 내세우며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름잡던 삼성전자가 지금은 코스피 약세를 이끈 '주범'으로 몰리고 있다.
단지 실적이 부진할 뿐 아니라 고대역폭메모리(HBM), 디램 등과 관련한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이 크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반등하려면 먼저 기술력 불신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코스피는 2399.49로 연초(2024년 1월 2일 기준·2669.81) 대비 10.1% 떨어졌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7만9600원에서 5만3200원으로 33.2% 폭락했다. 삼성전자 하락폭이 코스피의 3배가 넘는다.
또 작년 말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1963조3288억 원으로 연초(2147조2239억 원) 대비 8.56%(183조8951억 원) 줄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시총은 475조1957억 원에서 319조3834억 원으로 32.79%(155조8123억 원) 감소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작년 코스피 시총 감소분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84.73%에 달한다"며 "사실상 삼성전자가 코스피를 끌어내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0%"라면서 "워낙 비중이 높으니 지수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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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서초사옥. [뉴시스] |
삼성전자 주가 하락의 주된 배경은 외국인투자자 이탈이었다. 외국인은 지난해 코스피 주식을 2조7464억 원 순매수하면서 삼성전자는 10조5197억 원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외에는 13조 원 이상 순매수했다는 뜻이다.
외국인 등 투자자들이 떠나는 건 삼성전자의 미래를 비관하기 때문이다. 우선 실적이 부진하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9조1834억 원에 그쳐 시장 전망치(10조7717억 원)를 15% 가까이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4분기 영업이익도 당초 시장 전망치(8조9732억 원)보다 크게 못 미쳐 7조 원대에 머물 거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단 실적뿐 아니라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이 크다"고 지적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과 HBM 중심의 업사이클에서 소외됐다"며 라이벌 SK하이닉스에 HBM 기술력에서 밀리는 부분을 꼬집었다.
HBM뿐 아니라 주력 제품인 디램 기술력도 불신을 사고 있다.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월 7일 출시 예정인 삼성전자 갤럭시S25 시리즈의 모바일 디램 1차 공급사로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을 선정했다. 삼성전자 MX(모바일 경험) 사업부조차 디램 성능과 가격에서 자사의 반도체(DS) 사업부보다 마이크론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초격차를 자랑하던 삼성전자가 어쩌다가 기술력을 의심받는 꼴이 됐을까. 삼성전자 직원 A 씨는 "기술자가 아닌 '재무통'이 경영 실권을 잡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재무통들은 원가 절감으로 단기적인 이익 증대에 치중하곤 한다"며 "그러면 당장 실적은 예쁘게 나오지만 장기적으로 기술력 후퇴를 부른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HBM 전담팀을 해체한 것은 삼성전자의 치명적인 실패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도 자주 나오는 이야기"라며 "작년 삼성전자 인사에서 여전히 재무통들이 경영진을 점령한 부분에 많은 투자자들이 실망했다"고 말했다.
강제적인 주 52시간제가 문제라는 의견도 있다. IT업계 관계자는 "패스트 팔로워라도 하려면 밤을 새워가며 기술 개발에 매진해야 한다"며 "주당 100시간씩 일해도 될까 말까한 시기에 주당 52시간에 매여서는 한계가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대만, 중국 등 경쟁국들은 한국보다 훨씬 더 많이 일한다"며 "주 52시간제는 좀 더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일단 올해 주가 전망은 나쁘지 않다. 중국 정부가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여겨지면서 삼성전자도 그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부양책과 재고 조정에 따른 수요 회복이 삼성전자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87% 오른 5만44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새해 들어 2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하지만 본격적인 반등을 위해서는 결국 기술력 불신이 해소돼야 할 것이다. 강 대표는 "삼성전자는 스스로 내세운 목표대로 하반기에 6세대 HBM인 HBM4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에 돌입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신뢰 회복이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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