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도 드리운 경기침체 그림자…4대 금융 '고정이하여신'↑

안재성 기자 / 2024-05-03 17:43:38
고정이하여신 잔액 30% 이상씩 급증
은행들 부실 대응 위해 대출 문턱 높여

경기침체 그림자가 2금융권을 넘어 은행에도 드리우는 모습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4대 금융그룹의 '고정이하여신'은 작년에 비해 급증했다.

 

▲ 4대 금융그룹의 고정이하여신이 크게 증가했다. [KPI 뉴스 자료사진]

 

올해 3월 말 기준 KB금융그룹 고정이하여신(부실여신) 잔액은 2조8132억 원으로 전년동기(1조8261억 원) 대비 54.1% 늘었다. 금융기관 대출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걸 '고정이하여신'이라고 한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그룹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1조8500억 원에서 2조5170억 원으로 36.0% 증가했다. 하나금융그룹은 1조5340억 원에서 2조1300억 원으로 38.9%, 우리금융그룹은 1조1970억 원에서 1조6660억 원으로 39.2%씩 각각 늘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상승했다. 3월 말 기준 KB금융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63%로 전년동기의 0.43%보다 0.20%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0.48%에서 0.62%로 0.14%포인트 뛰었다.

 

하나금융의 3월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53%로 전년동기(0.40%) 대비 0.13%포인트 상승했다. 우리금융은 0.35%에서 0.44%로 0.09%포인트 올랐다.

 

은행의 자산건전성이 가파르게 악화된 원인으로는 경기침체가 꼽힌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 이른바 '삼고(三高) 현상'으로 가계와 기업이 모두 신음하고 있다"며 "차주의 재정 상태가 안 좋으니 부실여신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현재 한국은 경기가 침체되면서 물가는 고공비행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늪에 빠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물가는 보통 경기가 좋으면 상승하고 나쁘면 하락하는 편이다. 드물게 경기가 부진함에도 물가는 뛰는 현상을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한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작년까지는 주로 2금융권 부실여신이 문제시됐는데 올해는 은행까지 부실 위험이 닥치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은행 차주들도 빚을 갚지 못할 만큼 어려움을 겪는다는 건 경기침체가 심각하다는 뜻"이라고 우려했다.

 

문제는 마땅한 해결법이 없다는 점이다. 이상기후와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로 먹거리 및 석유류 가격은 고공비행 중이다. 한국과 달리 미국 경제는 탄탄해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금리를 내리지 않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달러화 가치가 높으니 원·달러 환율도 내려가기 어렵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결국 부실여신을 줄이려면 대출 문턱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며 "요새 은행들이 다들 대출 심사를 깐깐히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이 지난달 신규 취급한 가계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933.2점이다. 지난해 12월 평균(929.6점)보다 3.6점 올랐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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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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