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쫓기는 디스플레이…초격차 위한 '국가연구 플랫폼' 추진

박철응 기자 / 2025-11-14 17:07:11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사업 기획 입찰 공고
국비 지원 타당성, 예비타당성 항목 미리 분석
LCD 빼앗기고 OLED도 턱밑까지 쫓겨
"정부 지원 간접적 수준, 기술 확보 환경 만들어야"

디스플레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 차원의 연구 플랫폼 구축 사업이 추진된다. 우리도 중국처럼 정부가 보다 적극 나서 민간과 협력해 초격차를 유지할 핵심 기술을 개발하려는 것이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중국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한국을 빠르게 추격해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1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은 전날 '첨단 디스플레이 국가연구플랫폼 구축 사업 기획 연구' 입찰 공고를 했다. 평가원은 산업기술혁신촉진법에 의해 설립된 기관으로 산업기술 과제 기획과 관리, 평가 등을 수행한다. 이번 연구 사업 예산은 2억 원 규모로 비교적 큰 편이다. 

 

▲ 가장 진화한 TV 기술을 집약한 세계 최초의 무선·투명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 28대로 구성한 초대형 샹들리에의 모습. [뉴시스]

 

평가원은 "우리는 디스플레이 종주국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으나 시장접근형(Edge Market) 기술에 집중해 첨단 핵심 기술 확보가 시급하다"며 "분산된 성과 및 경쟁력을 모아 미래 완성형 경쟁력 확보를 위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할 첨단 디스플레이 연구개발(R&D) 허브가 부재하다"고 짚었다. 

 

이번 연구는 국내외 첨단 디스플레이 관련 정책과 기술, 산업, R&D 투자 현황 등을 조사해 국가연구플랫폼 구축의 밑그림을 그리려 한다. 특히 국비를 투입해 기술 개발과 기반 구축을 해야 하는 당위성을 제시하는 것이 핵심 연구 과제 중 하나다. 나아가 예산 투입을 위한 전제조건인 예비타당성조사 주요 항목의 쟁점 사항들을 미리 검토해 과학기술적, 경제적 타당성 분석을 수행한다. 

 

아울러 첨단 디스플레이 분야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기획위원회를 구성한다. 이를 통해 상세한 사업 기획을 짜고 관련 사업의 미래 시장 규모와 경제적 편익 분석 등을 실시한다. 

 


 

평가원은 이번 사업을 추진하는 배경으로 중국 위협을 제시했다. 중국은 2021년 3월 과학기술부 산하 국립디스플레이기술혁신센터(NCTD) 설립을 기반으로 한국 기업들을 추격 중이라는 게 평가원 진단이다. 한국은 2000년대만 해도 압도적 글로벌 1위 디스플레이 국가였다. 하지만 2020년 글로벌 점유율이 중국과 각각 36%대로 비슷한 수준이 됐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한국 33.1%, 중국 50.8%로 무게추가 기울었다. 

 

중국의 액정표시장치(LCD) 공세로 위축된 영향이 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2년 LCD 사업을 접었고 LG디스플레이도 지난해 중국 광저우 공장을 매각하는 등 대폭 후퇴했다. 한국 기업들은 첨단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22년만 해도 한국과 중국의 OLED 점유율이 81.3%, 17.9%였는데 지난해에는 67.2%, 32.3%로 좁혀졌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에 따르면 2004~2013년 한국의 디스플레이 특허 출원 점유율은 62.4%로 중국(16.1%)을 압도했으나 2014~2023년에는 중국이 52.3%로 치고 올라갔다. 한국은 41.4%로 낮아졌다. 

 

경기연구원은 지난 8월 보고서를 통해 "기술 격차가 빠르게 축소됨에 따라 LCD 시장의 경우처럼 OLED 시장도 중국에 주도권을 넘겨줄 것이라는 우려가 증대된다"면서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 BOE의 OLED 기술은 한국과 격차가 1년 미만이라는 평가가 제기되는 등 차세대 OLED 분야에서의 기술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으로 정부가 민간 기업을 돕는 흐름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김범태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연구위원과 이병희 특허법인 다울 대표변리사는 지난 11일 보고서에서 "한국의 디스플레이 지원은 주로 투자 세액공제나 R&D 등 간접 지원에 그치고 있다"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미래 기술을 개발하고 원천기술 확보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 환경 조성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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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응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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