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가계대출 압박 여전…연말까지 금리 하락 어려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오히려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오름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이날 기준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71~6.11%로 집계됐다. 한은 금리인하 전인 지난달 말(연 3.64~6.15%)과 비교해 상단은 0.04% 내렸지만 하단은 0.07%포인트 올랐다.
또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같은 기간 연 4.50~6.69%에서 연 4.53~6.88%로 하단이 0.03%포인트, 상단은 0.19%포인트씩 상승했다.
![]() |
| ▲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
주담대 금리는 뛴 주된 원인으로는 우선 대출 준거금리 상승세가 꼽힌다.
은행 대출금리는 보통 '준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산정된다. 준거금리는 시중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은행의 비용에 이익을 더한 값으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우대금리는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변동형 주담대의 준거금리로 주로 쓰이는 코픽스는 한은 금리인하 후 거꾸로 올랐다. 전국은행연합외에 따르면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40%로 8월(3.36%)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8월까지 3개월 연속 이어지던 하락세가 멈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을 줄이라는 금융당국의 압박 때문에 7, 8월 대출금리를 꽤 인상했다"며 "이후 예대금리차가 너무 벌어지는 게 염려돼 예금금리도 같이 올린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코픽스는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을 반영하는데 특히 예금금리 비중이 크다.
그는 "요새 은행들이 한은 금리인하를 반영해 예금금리를 인하 중"이라며 "다음 달에는 코픽스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정형 주담대의 준거금리로 주로 쓰이는 금융채 5년물 금리도 뛰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연 3.32%로 전월 말(연 3.20%)보다 0.12%포인트 올랐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요새 고환율 때문에 국채 금리가 상승세"라며 "그 영향으로 금융채 금리도 같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한은 금리인하로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올랐다. 역설적이게도 기준금리 인하가 대출금리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 것이다.
또 다른 주 원인은 금융당국의 엄격한 가계대출 관리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는 걸 무척 꺼려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은행들도 대출금리를 낮출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 6~7월엔 고정형 주담대 금리 하단이 2%대, 변동형은 3%대였는데 금융당국 압박으로 은행들이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3~4%대로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고삐를 놓지 않는 한 은행들도 금리를 더 올리면 올렸지 내릴 수 없다"며 "한은이 11월에 또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연말까지는 대출금리가 뚜렷한 내림세를 보이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