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새로 쓰는 택리지…전북에서 '지방 소멸' 해법을 찾다

장한별 기자 / 2025-12-15 16:40:31

살 만한 곳은 어디인가. 조선 후기 실학자 이중환이 던진 이 질문이 21세기 한국 사회에서 다시 호출됐다. 김동식 지리학자가 쓴 '새로 쓰는 택리지: 5중 나선모형으로 재생하는 가거지(可居地) 전북특별자치도'(푸른길)는 270년 전 고전 '택리지'의 문제의식을 오늘의 '지방 소멸'이라는 현실과 정면으로 연결한 책이다.


저자는 '택리지'가 제시한 '가거지'의 네 가지 기준, 지리·생리·인심·산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질문을 이렇게 바꾼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어떻게 해야 다시 살 만한 곳이 될 수 있는가." 

 

전북은 이중환 시대에는 대표적인 가거지였지만, 현재는 해방 이후 인구가 줄어든 유일한 광역자치단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저자는 이 간극을 '지리적 맥락' 분석으로 메운다.

 


책의 핵심은 전북 6개 시와 8개 군을 다룬 '14개 도시론'이다. 신화와 고전, 문학과 영화, 통계와 정책 자료까지 폭넓게 동원해 각 도시의 형성과 변화를 추적하고, 그 축적된 맥락 속에서 미래의 대안을 모색한다. 단순한 지역 분석을 넘어, 도시의 과거·현재·미래를 하나의 인문지리적 서사로 엮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결론부에서는 지방 소멸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5중 나선모형'을 제시한다. 마이클 포터의 경쟁우위론과 케이트 레이워스의 도넛 경제학 등 현대 이론을 접목해 기업·플랫폼·네트워크 도시라는 복거 대안을 제안하며, 전북의 새로운 포지셔닝으로 '한국다움의 수도', 'K-컬처의 수도'를 제시한다. 관 주도의 개발을 넘어 시민의 선택과 연대를 강조하는 점도 눈에 띈다.


저자 김동식은 전북 정읍 출신으로 서울대 지리학과와 KAIST MBA를 졸업했으며, 2025년 2월 연세대 기술정책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KT그룹에서 30여 년간 재직하며 케이티링커스 대표를 지냈고, 현재는 익산에 거주하며 지역과 기술, 공동체의 미래를 고민하고 있다. 저서로는 'OTT 시대의 미디어 백가쟁명'(2023)이 있다.

 

KPI뉴스 / 장한별 기자 star1@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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