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적으론 '美-이란 전쟁' 장기화 여부 촉각
반도체 호황 여전…"우상향 기조 지속 전망"
이틀 간 20% 가량 폭락했던 코스피가 하루 만에 크게 반등했다. 바닥 확인인가, 데드캣바운스(주가 급락 뒤 일시적 반등)인가.
코스피는 5일 전일 대비 9.63% 오른 5583.90으로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전부 상승세를 기록했다. 삼성전자(+11.27%), SK하이닉스(+10.84%), SK스퀘어(+11.64%) 등은 두 자릿수 상승률로 반등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뜨거워서 일제히 프로그램 매수 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는 지난달 3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다만 장 초반 5600대로 올라선 뒤 더 높이 뛰진 못했다. 5500~5600대를 오가다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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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뉴시스] |
시장에선 "바닥 확인후 반등장 진입"이라는 분석과 "데드캣바운스일 수 있다"는 분석이 교차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경기사이클 확장 국면에서 코스피 하락폭은 대체로 20% 내외"라면서 이미 바닥을 찍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이상 떨어지려면 경기 사이클이 꺾여야 한다"며 "지금은 그런 시기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바닥을 확인했다"며 코스피 5000선 이하로 내려가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반면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데드캣바운스일 수 있다"며 신중한 대처를 주문했다. 그는 "당분간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볼 때 V자 반등으로 낙폭을 단숨에 만회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전고점을 회복할 때까지 적어도 1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장기적인 증권시장 흐름은 전쟁 장기화 여부에 달렸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4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보합세였지만 전쟁이 길어지면 더 뛸 가능성이 높다.
KB증권은 전쟁이 한 달 가량 이어질 경우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으며 중동 산유국 생산기지 타격이 발생할 경우 120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강 대표는 "전쟁이 길어지면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경기 위축이 겹쳐 스태그플레이션(경기가 침체되면서 물가는 오르는 현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염려했다. 대신증권은 전쟁이 1년 이상 장기화하면 코스피가 고점 대비 30% 이상 급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여러 외신 보도 내용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전쟁 장기화를 노리고 있다. 미국도 장기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자세다.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 장관은 4일(현지시간) 브리핑을 열고 "전쟁은 최대 8주가 걸릴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장기전으로 인한 고비용과 정치적 부담을 감내할 수 있을 지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미국이 이란에 큰 피해를 입혔지만 이란의 반격도 거세다. 특히 이란은 저가 무인기로 고가의 방공미사일 소진을 유도해 미국의 '전쟁 비용'을 상승시키는 전략을 쓰고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개전 후 이란은 1000대 이상의 샤헤드-136 등 이란제 무인기를 날려 보냈다. 1기당 2만 달러(약 2900만 원)인 샤헤드-136 한 대를 요격하기 위해 대당 400만 달러(약 58억 원)에 달하는 방공 미사일이 두세 발씩 소모되곤 했다.
진보성향 미 싱크탱크 미국진보센터(CAP)의 앨리슨 맥매너스 국장은 지난 3일(현지시간) 내놓은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대 이란 전쟁에서 이미 50억 달러(약 7조3000억 원)가 넘는 비용을 지출했다"고 추산했다. 미국 정부는 곧 의회에 500억 달러(약 73조 원) 규모의 추가 전쟁 예산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과 청년층은 전쟁 장기화를 원하지 않는다. 전쟁이 길어지면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를 감안한 듯 트럼프 대통령은 지상군 투입을 검토한다고 했다가 다시 "그럴 계획 없다"고 말을 바꿨다.
미국이 고비용과 정치적 부담을 고려해 물러나면 전쟁은 끝난다. 대신증권은 "1개월 이내 상황이 진정되고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간 '증시 열풍'을 주도한 반도체 호황은 여전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연초 대비 2배나 뛰어올랐다. 가트너는 "반도체 공급난과 이로 인한 가격 상승은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전쟁이 너무 길어지지만 않으면 곧 반도체업황이 주목받으며 시장이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 거라고 기대한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전쟁이 장기 하락을 야기한 경우는 드물었다"며 "국내 증시 우상향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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