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알짜 'GS이니마' 매각…현금 확보 차원
SK에코플랜트, 부진한 환경사업 접고 반도체 집중
건설업계가 올해도 극심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몸집 줄이기에 집중하고 있다. 경기 침체 장기화와 산업 변화에 맞는 전략적 '선택과 집중'이 생존의 필수 조건으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25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 들어 폐업을 신고한 종합건설업체는 419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여 개 이상 늘어났다. 하루에 1.7개사가 문을 닫는 셈이다.
올 초엔 시공능력평가 58위인 신동아건설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뒤 대저건설, 삼부토건, 안강건설, 대우해양조선건설 등이 뒤따르며 줄도산 우려를 키웠다.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34개 상장 건설업체 부채비율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건설업체 평균 부채비율이 203%로 전년(137%)보다 65%포인트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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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압구정 현대 아파트 전경. [이상훈 선임기자] |
생존 위기에 슬림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GS건설은 지난 22일 글로벌 수처리 전문 자회사인 GS이니마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에너지 기업인 타카(TAQA)에 지분 100%를 넘긴다. 내년 말 매각 절차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지분 매각 자금은 12억 달러(약 1조6770억 원) 규모다.
GS이니마는 지난해 기준 연 매출이 약 5736억 원, 당기순이익 558억 원의 비교적 안정적인 회사다. 하지만 GS건설은 현금 확보를 통한 재무개선을 위해 매각을 선택했다. 인수 후 순손실을 극복하지 못한 모듈러 자회사 엘리멘츠유럽 법인도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매각 자금은 GS건설의 재무 개선을 위해 쓰일 전망이다. 이 회사의 부채는 지난 6월 말 기준 12조9504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GS건설은 GS엘리베이터(현 자이엘리베이터) 지분 55%를 사모펀드 제네시스PE에 넘기기도 했다. 최근에는 베트남 법인(VGSI)의 사업 부문 중 알폼공장을 매물로 내놓은 데 이어 석고보드공장도 매각하기로 했다. 신사업으로 분류되는 사업들을 연달아 처분하고 있는 것이다.
주택 사업에 매진할 방침이다. GS건설 관계자는 "매각은 GS건설의 선택과 집중 전략의 일환으로, 주력 분야에 대한 투자 여력 확대와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에코플랜트도 성과가 부진한 신사업을 빠르게 접고 있다. 그동안 건설업에서 환경 부문 플랫폼 회사 입지를 다져왔던 만큼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20일 글로벌 투자회사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에 환경 자회사 3곳(리뉴어스, 리뉴원, 리뉴에너지충북)의 지분 100%를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 규모는 1조7800억 원 수준이다.
리뉴어스와 리뉴원는 환경 관련 자회사를 다수 갖고 있는 만큼 이번 매각은 SK에코플랜트가 사실상 환경 산업에서 손을 떼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매각 자분 사용처는 아직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순자산이 1조 원가량 증가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SK에코플랜트는 환경 사업을 접고 반도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SK에어플러스와 에센코어를 자회사로 편입했고 SK트리켐, SK레조낙, SK머티리얼즈제이엔씨,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4개 자회사의 대거 편입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종합서비스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사옥을 이전해 비용을 줄이는 곳들도 있다. DL그룹은 이달부터 종로구 디타워 본사 사옥에서 강서구 원그로브로 순차적 이전을 실시하고 있다. DL이앤씨를 비롯해 DL건설, DL케미칼, DL에너지 등 DL그룹 전 계열사가 이전할 예정이다. 이전 작업은 오는 10월 추석 명절 전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DL그룹은 지난해 11월 디타워 돈의문을 NH농협리츠운용에 매각했다. 매각 금액은 8953억 원이다. 2020년 매입 금액이 6600억 원이었으므로, 매각으로 확보한 현금 차익은 2400억 원 정도다.
DL그룹은 디타워 돈의문 임차 계약을 2년 더 연장할 수 있지만 높은 임대료 부담에 사옥 이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도 종로구 수송동을 떠나 영등포구 양평동 이전을 준비하고 있고 롯데건설은 잠원동 본사 사옥 매각 결정이 나면 자리를 옮길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도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지로의 본사 이전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미래 건설산업의 변화와 전망' 보고서에서 "디지털 전환, 기후 위기, 고령화,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복합적인 구조 변화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선제적 대응 없이는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연구원은 이어 "기술·환경·인구 구조의 급격한 전환은 정부와 민간 모두의 전략적 역할 분담과 협력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민간 건설업계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미래 대비 전략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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