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 강화 속 세계 각국 반덤핑 관세
미국 관세 대응할 컨트롤타워는 부재 우려
정부가 덤핑과 불공정 무역 대응 조직을 확대키로 했다. 미국의 추가 관세 정책과 글로벌 공급 과잉 등으로 야기되는 산업계 피해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하려는 취지다. '무역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하지만 미국의 관세 조치라는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한 실질적 컨트롤타워가 없어 협상력에 대한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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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뉴시스] |
7일 법제처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의 직제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기존 무역구제정책과, 산업피해조사과, 덤핑조사과, 불공정무역조사과에 더해 덤핑조사지원과와 판정지원과를 신설하는 내용이다. 각각 8명씩 16명이 증원된다.
덤핑조사과는 철강, 금속, 기계 업종을 맡고 덤핑조사지원과는 화학, 섬유, 목재, 종이 업종을 이관받는다. 그만큼 더 세분화되고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해진다.
판정지원과는 불공정 무역행위 조사 결과에 따른 시정조치, 과징금 산정·부과, 소송 대응 등 업무를 지원하는 역할이다.
정부는 "전세계적인 공급 과잉 등으로 인한 국내 산업 피해에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덤핑과 불공정 무역행위 조사 및 피해 산업 구제 기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수년째 내수 경기가 침체된 중국이 과잉 생산된 물량을 해외로 저가에 공급하면서 한국 산업계는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관세 추가 부과는 이 같은 흐름을 더욱 증폭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무역위원회는 지난달 중국산 탄소강 및 그 밖의 합금강 열간압연 후판 제품에 대해 최고 38%의 잠정 덤핑 방지 관세 부과 건의를 결정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현대제철 신청에 따른 예비 판정이다.
열연강판은 중간재 역할을 하는 반(半)제품으로, 자동차 차체 프레임, 조선·해양 선박의 외판 및 내부 구조물 등에 쓰인다. 국내 유통 가격보다 중국·일본산이 많게는 30%가량 낮게 거래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또 무역위원회는 중국, 인도네시아 및 대만산 스테인리스강 평판압연 제품과 중국, 인도네시아 및 태국산 폴리프로필렌 연신(OPP)필름에 대해 덤핑 방지 관세 부과 조치 연장을 건의키로 했다. 중국산 단일모드 광섬유에 대해서도 덤핑 사실 및 국내 산업 피해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국 산업을 지키기 위해 세계 각국은 관세 울타리를 높이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베트남, 콜롬비아, 말레이시아가 이미 올해 초 중국산 특정 철강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타깃이 된 멕시코 정부는 미국산·중국산 일부 알루미늄 제품을 대상으로 한 덤핑 조사에 최근 착수했다. 일본은 중국산 흑연전극 제품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 여부를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도 적극적인 보호 장치를 마련하려는 것이지만, 미국의 고율 관세를 조정하기 위한 협상력에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직후 경제관계장관회의를 범부처 컨트롤타워로 삼기로 했다. 하지만 계엄 사태 이후 대통령실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통상 이슈를 총괄하고 있어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은 부재 중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에서는 새로운 대응 기구를 제안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경제안보특별위원회는 지난달 말 주요 기업 통상 책임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기업과 국회, 정부가 참여하는 국가경제안보위원회 설치 방안을 제시했다. 기업과 여야 의원들로 구성된 대미 통상 대표단 파견도 제안했다. 하지만 격렬한 탄핵 공방으로 여야 간 협의가 어렵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해 보인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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