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경영 정상화 시험대...PF 과제는 여전

설석용 기자 / 2025-01-13 16:46:56
계열사·사옥·골프장 등 매각...부채 비율 줄여
대구서 첫 분양...미분양 무덤 돌파할까
부실 PF 사업장 59곳 정리는 숙제

태영건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자산을 팔고 신규 사업을 수주하며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부실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장 정리 문제와 분양 성공 여부 등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 태영건설 사옥. [UPI뉴스 자료사진] 

 

13일 청약홈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대구 '더 펠리스 데시앙' 분양에 나섰다. 워크아웃 개시 결정일인 지난해 1월 11일 이후 1년만의 분양이다. 통상 워크아웃에 돌입한 건설사들이 3~5년이 지나야 분양을 재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저히 빠른 속도다. 

 

최근 신동아건설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건설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워크아웃 건설사의 분양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상 경영 정상화의 첫 시험대라는 시각도 있다. 

 

더욱이 지방 미분양 사태가 심각하고 특히 '미분양 무덤'이라고 불리는 대구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실적이 클수록 태영건설의 신뢰도 회복이 빨라질 수도 있다. 청약은 이날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순위, 2순위로 진행된다. 당첨자 발표는 오는 21일이다.

 

태영그룹은 지난해 계열사인 에코비트를 IMM컨소시엄(IMM프라이빗에쿼티·IMM인베스트먼트)에 2조700억 원을 받고 매각했다. 단순 폐기물과 폐수뿐만 아니라 의료 폐기물까지 처리 가능한 국내 1위 종합 폐기물 처리 업체로 알짜배기 계열사로 꼽혔다.

 

또 경주에 위치한 루나 골프장을 1956억 원에, 여의도 사옥 태영빌딩도 2251억 원에 처분했다. 블루원 소유 골프장 디아너스CC, 리조트, 워타파크, 룩스타워를 1317억 원에 팔아 자금을 마련했다. 경기도 광명 테이크호텔도 1000억 원대 매각을 추진 중이다. 광명 오피스 건물 매각도 고려하고 있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토목·환경 공공사업 수주에 집중했다. '서산∼영덕선 대산∼당진 고속도로 3공구' 사업(1492억 원), 광명시 자원회수시설(599억원), 경기 포천시 하수관로정비사업(415억원) 등을 따냈다. 

 

지난달 의정부 장암6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자로 선정되며 주춤했던 도시정비 분야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공사비는 1280억원 규모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 비율이 747%로 전년(1154%)보다 크게 개선됐고, 지난해 10월 7개월 만에 주식거래도 재개됐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PF가 없는 사업으로 수주를 해왔다"며 "토목 환경 쪽은 강점도 있으니까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며, 도시정비도 최근에 수주를 했다"고 말했다.

 

PF는 태영건설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 해결해야 하는 과제다. 회사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핵심 요인이기도 했다. 워크아웃 회생 계획서에 따라 2027년까지 부실 PF 사업장 59곳을 정리해야만 한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울산 반구동 공동주택 조성사업, 세운재정비촉진지구 5-1구역과 5-3구역 개발사업, 부산 연제구 삼보아파트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을 포기하기도 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PF 사업장에 대해 대주단과 회사가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하는 중"이라며 "각 사업장 성격에 맞게 매각을 할 지,  시공사를 바꿀 지 등에 대해 결정이 된 곳도 있다"고 전했다. 

 

다만 최근 건설경기가 침체돼 있어 자본 흐름이 원활하지 않고 구조조정이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지방 미분양 리스크 발생 우려도 크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워크아웃 회생 계획서대로 차질 없이 진행하는 게 최선"이라며 "계획대로 잘 운영하면 워크아웃도 졸업하고 일반 회사로 돌아가겠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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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석용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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