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OCI 통합 작업 '전면 백지화'…OCI "통합 중단"
임종윤 이사 "어머니, 동생과 함께 나아갈 것"
한미약품그룹의 가족 간 경영권 분쟁에서 예상을 깨고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송영숙·임주현 모녀 측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양측 간 이사 선임 안건에서 형제 측이 표 대결에서 압도했다. 모녀 측이 주도했던 '한미-OCI' 통합작업은 백지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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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일 경기도 화성 라비돌 리조트 신텍스(SINTEX)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가 프레스룸에서 화상으로 실시간 중계되고 있다. [유태영 기자]. |
28일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 리조트 신텍스(SINTEX)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한미약품그룹 장남 임종윤·종훈 형제 측 이사 선임안이 모두 가결됐다. 모녀 측 이사 선임안은 모두 부결돼 이사회 9명 중 형제 측 이사가 5명으로 과반을 차지했다.
이날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엔 최근 한미사이언스 지분 7.66%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측에 손을 들어줘 모녀 측 신승이 전망됐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니 결과는 달랐다. 임주현 부회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 등 모녀 측 이사 선임안이 표결 결과 40%초반대 득표에 그치며 부결됐다. 의장이 임주현 부회장 이사 선임안 부결을 발표하자 주총 장내는 곧 술렁였다.
반면 임종윤·종훈 형제 사내이사 선임안은 모두 58%대의 득표율을 보이며 가결됐다. 결과가 선포되자 장내 일부 주주는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쳤다.
형제 측 승리는 소액주주들이 힘을 보탠 덕으로 풀이된다. 주총 전 양측이 확보한 우호지분은 모녀 측 42.66%, 형제 측 40.57%다. 모녀 측 지분이 더 많았다.
모녀 측 우호지분은 △송영숙 11.66% △임주현 10.2% △친족 및 재단 13.15% △국민연금 7.66%이었다. 형제 측은 △임종윤 9.91% △임종훈 10.56% △배우자·자녀 및 디엑스앤브이엑스 7.95%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12.15%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주총 전까지 판세는 모녀 측으로 기운 것처럼 보였으나 약 17%의 지분을 보유한 소액주주들이 대거 형제 측을 지지하면서 판세가 뒤집혔다. 임종윤 이사 선임안에 대한 찬성표가 58%에 달한 것으로 미뤄 소액주주 대부분이 형제를 지지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날 오전 9시에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사이언스 주총은 양측 간 의결권 있는 주식이 유효한지 확인하며 지체됐다. 예정시간보다 3시 30분 가량 지연된 낮 12시 30분이 돼서야 개회됐다. 이후 주주발언이 이어지면서 주총 의장 자격을 놓고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지며 행사 진행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후 양측 간 사내이사 선임 의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졌으나 검표와 주주 위임장 확인 등의 진위여부 확인에 시간이 소요됐다. 한 차례 정회 후에 오후 3시쯤 재개된 주총에서 형제 측 이사 선임안이 모두 가결됐다.
OCI "통합작업 전면 중단"
형제 측 승리로 지난 1월부터 진행된 한미약품그룹과 OCI 간 통합 작업은 당분간 전면 중단될 전망이다.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기존 4명에서 OCI와 통합을 반대하는 인원이 5명이 추가됐다. 형제 측 이사수가 5명으로 모녀 측(4명)보다 우위를 점하게 돼 통합이 진행될 수 없는 상태다.
이사회 구성에서 모녀 측에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신유철 사외이사(감사위원) △김용덕 사외이사(감사위원) △곽태선 사외이사(감사위원)가 있다. 새롭게 추가된 형제 측 이사 5명은 △임종윤 이사 △임종훈 이사 △권규찬 이사 △배보경 이사 △사봉관 이사다.
OCI홀딩스는 주총에서 임씨 형제 측 이사진이 전원 선임되자 "주주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통합 절차는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모녀가 추진한 OCI그룹과의 통합은 2개월여만에 전면 백지화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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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일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 리조트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사내 이사에 선임된 임종윤(왼쪽), 임종훈 이사가 프레스룸에서 발언하고 있다.[유태영 기자] |
장남 임종윤 이사는 주총이 끝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통합'과 '주주'를 강조했다. 임 이사는 "주주들을 소액주주, 대주주로 나누고 싶지 않다"며 "주주가 '원팀'이 되어 법원도 이기고 국민연금도 이기고 모두 이겼다. 주주들에게 힘이 있다는 게 큰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머니인 송 회장과 동생인 임 부회장이 이번 일로 실망했을 것"이라며 "다시 함께할 수 있도록 계속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은 건강상 이유로 주총에 불참했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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