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가격 떨어진 강북 일부, 대상 포함 반발
"동탄, 부천 등 비규제 지역 관심 이동 양상"
정부가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적용 구역을 대폭 확대키로 하면서 서울 외곽과 경기 지역에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집값 급등의 진원지인 강남의 부동산 시장과 비교될 수 없는데도 같은 규제를 적용받아 피해를 본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서울 전체와 분당 등 경기지역 12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서울 강북인 도봉구 창동의 공인중개사 A 씨는 17일 KPI뉴스에 초강력 규제에 따른 지역 내 거래 혼란과 반발 상황을 전했다.
A 씨는 "구매할 집을 지난 14일 둘러 보고 모레 계약하겠다며 가계약금까지 넣었던 고객이 결국 계약을 포기했다"면서 "가계약금을 돌려받느라 매우 곤욕을 치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 고객은 살고 있는 집이 반지하라 세를 놓고 새로운 집을 구하려했는데 정부 규제가 발표되면서 접었다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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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송파구 공인중개사 밀집 상가 앞을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
또 다른 공인중개사 B 씨는 "부동산 시장이 올스톱됐다"고 토로했다. "어제 강남의 어느 재력가 할머니가 전화로 문의한 게 전부"라는 것이다.
이번 대책이 사실상 '거래 통제'라는 전문가 평가가 많았는데, 현실화하는 조짐이다. 시장이 10·15 대책의 쇼크에 빠진 셈이다.
B 씨는 "현금 보유가 충분한 사람들이 급매를 찾는 수요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값이 오르지도 않은 지역에 규제를 씌우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례가 없는 토허제 전면 확대 지정은 오는 20일부터 시작된다. 기존의 강남3구와 용산구에서 규제 범위를 대폭 확대해 이른바 '풍선효과'를 확실히 차단하겠다는 게 정부 의도다. 경기 12곳엔 과천시, 광명시, 성남(분당·수정·중원), 수원(영통·장안·팔달), 안양 동안, 의왕, 하남, 용인 수지가 포함됐다.
해당 지역에서는 "황당하고 수긍할 수 없다"는 격한 반응이 많이 나온다. 장안구 파장동의 공인중개사 C 씨는 "수원도 광교나 정자동, 화서동 일부 외에는 크게 거래가 없었는데, 엉뚱한 곳을 묶어 놨다"고 비판했다. 그는 "부동산 거래는 거의 멈췄다고 보면 된다"며 "알아보던 고객들이 대출이 막혀 여럿 포기했다"고 전했다.
팔달구 고등동의 공인중개사 D 씨도 "정책적으로 문제가 많다"고 이번 대책의 부작용을 지적했다. 그는 "여기가 강남 집값 오르는 것과 무슨 상관이냐"고 발끈했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올해 강남구 아파트의 매매가 누적 상승률은 11.07%로 집계됐다. 서초구는 11.36%, 송파구는 15.22%로 더 높았다. 경기에서는 과천시가 14.11%를 기록하며 강남보다 더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도봉구(0.05%), 강북구(0.77%), 노원구(1.30%), 금천구(0.84%)는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률에 그쳤다. 성남시에서 분당구는 11.57%로 강남 수준이었으나 중원구는 1.33%에 불과했다. 그런데 한데 묶여 같은 규제를 받는다.
서울 인접 지역인 광명시는 0.98%에 그쳤고 과천시 아래에 있는 의왕시는 0.89%로 더 낮았다. 장안구와 팔달구도 각각 1.33%, 1.53% 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아파트 매매가가 떨어진 곳들도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 84㎡는 지난 10일 전월보다 4000만 원가량 빠진 6억5000만 원에 팔렸다.
강북구 수유동의 공인중개사 E 씨는 "다른 지자체에서 아파트 가격이 다 오를 때 강북구만 계속 안 올랐다"면서 "이렇게 일률적으로 규제를 하는 건 안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을 막아놓으니까 빌라 시장마저 가라앉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도봉구 방학동 효성하이타운 전용 84㎡도 전월보다 2000만 원가량 저렴한 4억9000만 원에 매매됐다. 같은 날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 꽃뫼마을코오롱 전용 84㎡도 5억7000만 원에 팔려 한달새 1억 원가량 떨어졌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실 랩장은 "정부 조치는 실수요가 진입 가능한 가격 구간은 어느 정도 유지를 하면서 가수요와 투기성 자금에 대한 확산을 차단하려는 위험 관리 성격이 반영된 것"이라면서 "지역 내에서도 단지별로 편차가 있기 때문에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규제로 묶이지 않은 지역들을 차선으로 고려할 것 같다"며 "서울 접근성이 양호한 동탄이나 부천 중동 지역들로 일부 관심이 이동하는 양상이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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