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위반 면밀히 조사해 지난달 10일 상정"
탄소 중립 브랜드 '그리닛'...환경단체 "전형적 그린워싱"
환경부는 지난해 시정 요구 행정지도
공정거래위원회가 포스코의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 혐의에 대해 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 정식 안건으로 상정했다.
31일 정부의 '2024년 국정감사 공정위 소관 처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공정위는 포스코와 포스코홀딩스(지주회사)의 환경 관련 표시광고법 위반 행위에 대해 면밀히 조사해 지난달 10일 안건으로 상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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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전경. [포스코홀딩스 제공] |
공정위는 심사관이 심사보고서를 제출했을 때 심의 절차를 개시한다. 보고서에는 사건의 개요와 위법성 판단 및 법령 적용, 심사관의 조치 의견 등이 포함된다. 그린워싱은 그린(Green)과 세탁(Washing)의 합성어로, 친환경적이지 않은 제품을 친환경적인 것처럼 표시·광고하는 행위다.
2022년 포스코가 '2050 탄소 중립' 목표를 상징한다며 내놓은 통합 브랜드 '그리닛'(Greenate)이 대상이 됐다. 그리닛은 친환경 제품들과 관련 기술·공정을 모두 포괄하는 것으로 포스코의 탄소 저감 경영을 알리는 상징적 역할이다.
하지만 환경단체 기후솔루션은 2023년 말 그리닛에 대해 "탄소 저감 효과가 미미한 제품을 무탄소 철강인 것처럼 홍보하는 전형적인 그린워싱"이라며 공정위와 환경부에 신고했다. 국내에선 표시·광고 공정화법과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으로 그린워싱을 규율하고 있으며 공정위와 환경부는 각각 2023년 구체적인 심사 지침과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바 있다.
기후솔루션은 "그리닛 스틸 부문에 포함된 3개 브랜드 가운데 2개가 실제 탄소 저감 효과는 그다지 없는데 마치 기후 대응과 환경 보호에 대단한 역할을 하는 것인 양 포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브 브랜드인 '그리닛 밸류체인'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예를 들어 건물에 들어가는 자재가 고품질이라서 오래 사용할 수 있다거나, 단지 친환경 에너지 시설에 쓰인다는 이유로 친환경 홍보를 한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이미 지난해 6월 '그리닛 밸류체인'의 탄소 저감 내용에 대해 포괄적인 표현을 사용해 오해할 소지가 있다며 시정을 요구하는 행정지도를 내린 바 있다. 그린워싱 가이드라인을 내놓은 이후 첫 판단 사례였다.
앞서 공정위는 2023년 8월 '소용없어! 그린워싱, 이제 그만'이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환경 관련 표시·광고에 관한 심사지침 개정을 알린 바 있다. 국내외 유사 입법 사례와 공정위 심결 사례를 반영해 기준을 구체화하고 다양한 예시를 추가해 그린워싱을 방지한다는 취지였다.
그럼에도 포스코에 대한 조치는 가시화되지 않자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국감에서 야당 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환경부는 그린워싱 가이드라인 첫 위반 사례로 판단하고 공정위보다 먼저 시정 행정지도를 내렸다"면서 "똑같이 (신고)했는데 공정위는 (결과가) 없다.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정확한 사실 관계는 모르지만, 결국 신속하게 사건 처리를 못한 것으로 이해가 된다"고 답했다.
기후 위기가 심화되고 친환경 필요성이 커지는 만큼 그린워싱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민주당 김태선 의원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환경성 표시·광고 위반 기업 수는 2022년 1498곳에서 2023년 1822곳으로 증가했다.
기업들이 관련 규정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9월 국내 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그린워싱 기준에 대해 45%가 '잘 몰랐다'고 답했다. 자사의 대응 수준이 '낮다'는 응답은 36%, '매우 낮다'도 8%였다.
유럽연합(EU)은 그린워싱 적발 시 연 매출액 4%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친환경 표시 지침을 오는 9월부터 발효키로 하는 등 글로벌 규제가 강화되는 흐름이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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