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건설사 3개 중 1개 부채비율 200% 초과…재무건전성 '경고등'

유충현 기자 / 2024-04-19 16:39:59
신세계건설 952%로 가장 높아…전년 265%에서 대폭 증가
쌍용(288%) HL(278%) GS(262%) 금호(260%) SK(235%) 순
일부 '현금화 가능 자산' 부족…"악재 겹치면 부채상환 압력↑"

중·대형 건설사 상당수의 부채비율이 매우 높아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KPI뉴스가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시공능력평가 상위 30개 건설사의 지난해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10개의 부채비율이 200%를 상회했다. 

 

부채비율은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척도다. '회삿돈(자본총계)' 가운데 '남의 돈(부채총계)'이 얼마나 되는지 보여준다. 숫자가 높다면 '빌린 돈'에 대한 의존이 크다는 뜻이다. 

 

업종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 200% 이하를 정상 범위로 본다. 그 이상이라면 이상신호로 간주한다. 만약 부채비율이 400%를 넘으면 업종과 상관없이 '잠재적인 부실 징후'로 판단한다.

 

▲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 200% 이상 건설사 현황.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신세계건설(951.8%)이었다. 부채가 자본금의 거의 10배에 이른다. 직전연도 265.0%였는데 급격하게 늘었다. 2837억 원이었던 자본총계는 1200억 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든 반면 7519억 원이었던 부채총계는 1조1418억 원으로 불어난 영향이다. 

 

상황이 더 나쁜 곳은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태영건설 뿐이다. 태영건설의 작년 부채비율은 마이너스(-) 1040.2%다. 막대한 우발채무가 장부상 채무로 반영되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신세계건설 다음은 쌍용건설(288.0%)이었다. 자본총계(2883억 원)보다 부채총계(8303억 원)가 3배 가량 높았다. 

 

이어 △HL디앤아이한라(278.5%) △GS건설(262.5%) △금호건설(260.2%) △SK에코플랜트(236.8%) △롯데건설(235.3%) △한신공영(227.9%) △계룡건설산업(217.8%) △동부건설(211.3%) 등이 200%를 넘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감이 고조된 이후로 건설사들은 전반적인 재무개선 노력을 이어왔다. 일부 몇몇 건설사는 작년 부채비율을 전년대비 낮추는 데 성공했다. 2022년에 841.5%였던 부채비율을 288%로 낮춘 쌍용건설이 대표적이다. 반면 신세계건설, GS건설, 롯데건설, 금호건설, 동부건설, 한신공영의 부채비율은 1년 전보다도 높아졌다. 

 

▲ 아파트 건설 현장. [UPI뉴스 자료사진]

 

부채가 증가한 데 더해 '부채의 질'이 악화한 건설사도 여럿 있었다. 기업이 진 부채 가운데 당장 1년 안에 갚아야 할 금액(유동부채)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 곳들이다. SK에코플랜트, 태영건설, 금호건설, 동부건설, 한신공영, HL디앤아이한라 등이 해당한다. 

 

기업이 유동자산(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충분히 갖고 있다면 부채비율이나 단기차입금이 늘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건설사들의 유동성 여력은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통상 투자업계에서는 유동자산이 유동부채의 2배 정도라야 무난한 수준으로 평가하는데, 30개 건설사 중 77%인 23개의 유동비율은 이 수준에 미달했다. 

 

SK에코플랜트(90.8%), 신세계건설(72.8%), 태영건설(64.1%)은 유동비율이 100%에도 미치지 못했다. '1년 내 갚아야 할 빚'이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많다는 이야기다. 

 

건설 부문을 담당하는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익을 늘리지 못한다면 부채의 만기를 연장하거나, 돌려막기를 하거나, 유상증자를 통해 주주에게 손을 벌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건설업황이 좋은 시기라면 모르겠지만 여러 악재가 겹치는 위기상황이 온다면 부채상환 압력이 강해지고 경영상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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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충현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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