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이용자 100만 감소…'탈팡'이 쏘아올린 이커머스 '속도경쟁'

유태영 기자 / 2026-02-04 16:45:03
쿠팡, 지난해 12월 MAU 109만명 감소
네이버·CJ온스타일, 이용자 5% 이상 늘어
이커머스 업체들, 당일배송·당일교환 확대
정부, 쿠팡에 고강도 제재 예고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태 이후 '탈팡'(쿠팡 탈퇴)이 늘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배송 서비스와 속도 높이기에 힘쓰고 있다. 주문 당일 배송하는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거나 평균 2~3일 소요되던 교환 절차를 대폭 줄여나가고 있다. 쿠팡에 대한 정부의 고강도 제재도 예고된 터라 '탈팡'이 촉발한 이커머스 재편은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쿠팡 이용자수 줄고, 네이버·CJ온스타일 증가

 

▲ 쿠팡 본사. [뉴시스]

 

쿠팡 이용자 수가 한 달 새 100만 명 넘게 감소했다. 반면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사태가 발생한 이후 네이버 이용자 수는 두 자릿수 넘게 증가했다.

4일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3318만 명으로, 1개월 전보다 3.2% 줄었다. 이용자 수 기준으로는 109만 명 감소했다.

같은 기간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MAU는 1개월 전보다 10% 증가한 709만 명을 기록했고, CJ온스타일은 5.5% 상승한 251만 명으로 나타났다. C커머스(중국계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도 각각 -1.3%, -0.3% 감소했다.

유통업계는 기존 쿠팡의 장점인 빠른 배송과 교환·환불 서비스를 벤치마킹하며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네이버는 상품 도착일에 따라 오늘배송·새벽배송·희망일배송 등으로 배송 옵션을 세분화한 'N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 8월부터 주문 당일 상품을 배송하는 빠른 배송 서비스를 '바로도착' 브랜드로 개편하고 속도와 품질을 높였다.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장하고, 주7일 배송 체계를 본격 가동했다.

올해 초부터 당일 교환 서비스인 '바로교환'을 도입했다. 교환 접수 즉시 출고하는 온디맨드 방식으로 교환 리드타임(lead time·주문 후 납품까지 걸리는 시간)을 당일로 단축했다. 쿠팡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통업체들은 상품교환시 반품 상품을 먼저 회수·검수한 뒤 새 상품을 발송하는 방식으로 평균 2일 이상 소요됐다.

 

11번가는 최근에 기존 빠른 배송서비스인 '슈팅배송' 서비스에 '무료 반품·교환' 서비스와 '도착지연보상' 혜택을 추가했다. 지난해 주 7일 당일·익일 배송 체계를 구축한 데 이어 이 같은 혜택을 추가한 것이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겸임교수는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에겐 지금 시점이 쿠팡에게 뺏긴 고객을 다시 오게 만들 수 있는 기회라며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다양한 OTT나 음악스트리밍 등 다양한 콘텐츠 업체들과의 제휴로 고객을 '록인'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쿠팡 고강도 제재' 외치지만…미국 '친쿠팡' 

정부는 3370만 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에 대해 '영업정지'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고강도의 제재를 예고하고 있다.

4일 더불어민주당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당정협의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후속 대책도 논의됐다.

정보 유출 사건이 벌어지면 해당 기업이 고의나 과실 없음을 입증해야 하고, 그렇지 못하면 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한다.

당정은 개인정보 유출 기업에 부과하는 과징금 상한을 현행 매출액 대비 3%에서 최대 10%까지 상향하는 법 개정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날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 발생하는 경우 국민 눈높이에 상응하는 엄정한 제재와 실효적 손해배상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여당의 강력한 쿠팡 제재 의지에도 불구하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들이 '친쿠팡'인 점이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케빈 워시(Kevin Warsh)는 한국 쿠팡의 미국 모회사 쿠팡 Inc의 사외이사를 맡아 쿠팡 기업지배구조위원장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지난달 27일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JD 밴스 미 부통령이 김민석 국무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쿠팡을 포함한 미국 기술 기업들에 불이익을 주는 조치를 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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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영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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