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가계대출 잡아라"…은행 '역대급 이익' 환희

안재성 기자 / 2024-08-14 16:16:10
5대 은행 가계대출, 3년3개월만에 최대폭 확대…은행 대출금리 인상
대출금리 올릴수록 은행 이익도 증가…"첫 금융그룹 당기순익 5조 전망"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조이기에 힘을 주면서 은행들은 환희의 표정을 짓고 있다. 가계대출 축소를 위해 금리를 올리다보니 은행의 이익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이날 기준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3.28~5.69%로 집계됐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34~6.52%다.

 

지난 6일(고정형 연 2.94~5.69%·변동형 연 4.01~6.52%)에 비해 고정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같지만 하단이 0.34%포인트 올랐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상단은 같은데 하단이 0.33%포인트 상승했다.

 

은행 대출금리는 보통 '준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산정된다. 준거금리는 시중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은행의 비용에 이익을 더한 값으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우대금리는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변동형 주담대의 준거금리로는 코픽스가, 고정형 주담대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주로 쓰인다.

 

최근 준거금리는 하락세다.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52%로 전월보다 0.04%포인트 떨어졌다. 금융채 5년물 금리도 지난 13일 3.20%로 6일(3.22%)보다 0.02%포인트 내렸다.

 

▲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뉴시스]

 

그럼에도 대출금리는 오름세다. 이는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를 축소함으로써 대출금리 인상을 꾀하고 있어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8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3%포인트 인상했다. 최근 한 달여 사이 네 번째 대출금리 인상이다.

 

신한은행은 오는 16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5%포인트 올리기로 하는 등 한 달여 사이 다섯 번이나 대출금리를 상향조정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2일 주담대 금리를 0.4%포인트 인상하는 등 한 달여 사이 네 차례 올렸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대출금리를 인상했다.

 

은행들이 거듭해서 대출금리를 인상하는 건 가계대출 확대를 막기 위해서다. 5대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은 4월 4조4346억 원, 5월 5조2278억 원, 6월 5조3415억 원, 7월 7조1660억 원으로 매달 확대 추세다. 7월 증가폭은 지난 2021년 4월(9조2266억 원) 이후 3년3개월 만에 최대치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들어 집값이 고공비행하면서 주택 매수 목적 주담대 수요도 크게 늘었다"며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조이기에 열심이니 은행들도 그에 맞춰 금리를 올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를 올릴수록 차주의 이자부담이 증가하므로 대출 수요는 감소하기 마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금융당국 허락 없이는 함부로 가산금리를 인상하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하지 못한다"며 "요새 대출금리 인상은 모두 금융당국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는 낮출수록 자연히 은행의 이익은 늘어나기 마련이다. 이미 은행들은 2분기에 호실적을 올렸는데 3분기에도 호조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들의 전망치를 종합한 바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4대 금융그룹 3분기 당기순이익 평균 전망치는 4조7465억 원이다. 전년동기(4조4423억 원) 대비 6.8% 늘어난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장 예상대로 한국은행이 오는 10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대출 준거금리가 더 떨어질 것"이라며 "그 하락분을 메꾸기 위해 은행이 대출 가산금리를 인상하면 이익이 더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은행 호실적 기조는 4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KB금융그룹은 금융그룹 사상 최초로 당기순익 5조 원을 돌파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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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성 /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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