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의 몰락…마트 업계 충격, 사모펀드 경영 폐단 지적도

유태영 기자 / 2025-03-04 16:43:03
서울회생법원, 홈플러스 회생절차 개시
2021년 이후 매년 영업적자 누적
MBK, 차입인수·경영실패 지적
이마트·롯데 등 대형 유통업체 고심 깊어질 듯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에 돌입하면서 대형마트 업계에 미칠 파장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홈플러스 사태는 오프라인 유통업 위기의 상징적 장면이면서 한편으로는 사모펀드 경영의 폐해라는 지적도 나온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말 신용등급이 'A3'에서 'A3-'로 한 단계 떨어지자 대금 지급불능 사태를 막고자 4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법원은 11시간만에 회생 개시 결정을 내렸다.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모습.[뉴시스]

 

금융 채권 상환은 유예되지만 개시 결정 이후에 이뤄지는 모든 상거래에 대해서는 정상적으로 지급결제가 이뤄지게 된다.

사모펀드 MBK는 영국 테스코로부터 2015년 7조2000억 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이 중 5조 원을 홈플러스 명의의 대출과 MBK 측 인수금융 대출로 충당했다. 당초 무리한 대출이 홈플러스의 족쇄가 됐다는 평가가 많다.

재매각이 추진됐지만 계속 성사되지 않았다. 2021년부터 영업적자가 누적되면서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코로나19 이후 주요 온라인 채널 매출이 오프라인 매출을 넘어설 정도로 확산된 것이 치명상을 입혔다. 

홈플러스는 △2021년 1335억 원 △2022년 2602억 원 △2023년 1994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매출액(가결산 기준)은 5조3000억 원이고, 영업손실은 1571억 원으로 집계됐다. 

홈플러스가 SSM(기업형 슈퍼마켓)인 익스프레스 인수 희망자를 찾지 못한 것도 유동성 위기에 처한 원인으로 꼽힌다. 매각 추정금액은 7000억~8000억 원으로 알려졌다. 쿠팡, 알리익스프레스, 농협 등 국내외 대형 유통업체들이 거론됐지만 해당 기업들은 모두 공식 부인했다.

김미희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홈플러스) 실적 부진 점포의 효율화를 통해 차입금 상환과 투자 재원 확보를 추진하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 등 비우호적인 환경을 감안할 때 변동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저조한 잉여현금 창출 능력과 과중한 레버리지로 인한 높은 금융비용 부담으로 중단기 내 재무구조 개선 여력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마트와 롯데 등 주요 유통업체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2014년만 해도 대형마트 매출이 40조 원에 달했으나 지난해는 절반인 20조 원 초반대에 그쳤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경쟁업체들이 홈플러스의 회생절차로 반사이익을 보는 것은 미미할 것"이라며 "오히려 대형마트를 찾지 않는 소비자가 더 늘어나면서 다른 업체들도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MBK의 무리한 차입경영을 문제삼는 시각도 적잖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한 뒤 밸류업을 통해 재매각하고 이익을 취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방향"이라면서도 "다만 그 과정에서 책임경영을 하지 않고 발생한 부실을 인수된 기업에 떠넘기는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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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영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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