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동관, 매년 수백억 주식 약정…5년 후부터 받는다

박철응 기자 / 2025-09-10 17:00:48
한화그룹, 무상 주식 지급 RSU 도입해 적극 활용
金 부회장, 매년 3개 계열사에서 수십만주 약정
2030년부터 첫 지급 시기 도래, 그룹 전망 밝아
직원 대비 대주주 보수 배율은 증가, 최고 442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향후 5년 후부터는 국내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중 압도적 '연봉킹'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10년 후 받는 조건의 주식 지급 계약을 통해 매년 수백억 원 규모 가치의 '약정 보수'가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받는 시점의 주가가 보수 기준이 되지만 조선업과 방위산업 등 계열사들이 호황에 올라타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가능성은 높다. 일각에선 국내 대주주가 받는 보수가 직원과 비교해 많게는 수백 배 달할 정도여서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이재명 대통령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앞줄 오른쪽), 조시 샤피로 펜실베니아 주지사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열린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에서 손뼉을 치고 있다. [뉴시스]

 

10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총수 있는 기업집단 81개의 주식소유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총수 2세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계약을 체결한 곳은 한화와 유진 2곳 뿐이었다.

지난해 김 부회장은 한화그룹 지주사이면서 건설 사업도 하는 한화로부터 23만9492주, 또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는 각각 17만7360주, 4만7482주 지급 약정을 맺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장남인 김 부회장 외에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3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도 각각 한화생명, 한화로부터 주식을 받기로 했다. 

 

유진그룹에선 유석훈 유진기업 사장이 지난해 51만1974주의 RSU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유진기업은 시가총액이 2700억 원 수준으로 수조 원에서 수십 조원에 이르는 한화그룹 계열사들에 비해 작은 규모다. 

한화그룹이 2020년 국내 처음으로 RSU 제도를 도입한 뒤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RSU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무상으로 직접 주식을 지급하는 제도다. 미리 정한 가액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과는 구분된다. 상법상 스톡옵션은 대주주에게 지급할 수 없지만 RSU는 지급 대상과 한도 등에서 제약이 없다. 

 

올해 상반기 '연봉킹'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으로 163억 원을 받았다. 이 중 RSU를 통해 받은 것이 89억 원(54.6%)가량으로 절반이 넘는다. RSU 효과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김 부회장은 아직 지급 시점이 도래하지 않았을 뿐 국내에서 가장 많은 약정을 맺고 있다.

 

김 부회장은 올해 초에도 한화 23만3178주, 한화솔루션 39만8964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만684주씩의 지급 약정을 맺었다. 지난 6년간 누적된 약정 규모를 보면 한화 100만4000주, 한화솔루션 97만2000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7만2000주다.

현재 주가 시세를 적용하면 각각 880억 원, 280억 원, 1600억 원으로 총 2800억 원 규모로 평가된다. 2030년부터 매년 급여, 성과급 외에 막대한 주식 보수를 꼬박꼬박 챙길 수 있는 셈이다. 

 

물론 현재 높은 주가는 여러 호재가 맞물린 결과다. 지정학적 위기로 글로벌 방산 시장이 확대되고 일감이 크게 늘어가던 조선업에서 미국과의 협력 프로젝트까지 기대되는 상황이다. 지난달 초 기준 한화그룹 13개 상장사 시가총액은 지난해 말 대비 177%나 급등했다. 가장 주목받는 그룹 중 하나가 된 것이다. 

 

김 부회장이 맺은 약정은 10년 간 양도나 담보 제공을 금지하며 받는 시점의 주가에 따라 최종 가치가 정해진다. 2020년 처음 받아 2030년 첫 지급 시기가 도래하는데 현재로서는 전망이 밝은 편이다. 무엇보다 방산과 조선업은 대규모 수주 산업이라 일감을 대거 확보하면 수년간 실적 개선이 지속될 수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한화그룹을 분석하면서 "케미칼과 신재생에너지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방산과 조선업의 실적 개선으로 그룹 전반의 현금창출력이 제고됐다"고 짚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RSU는 현재가 아닌 미래에 주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일 뿐이며 다른 임원들에게도 부여된다"면서 "지급받는 시점의 금액이 얼마나 될 지 미리 예상하기 어렵고 장기적인 성과를 만들어가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대주주와 직원이 받는 보수의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개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집단의 지배주주 최상위 보수 수령자와 직원 평균 보수 배율은 2023년 28.6배에서 지난해 32.8배로 껑충 뛰었다. 같은 기간 전문경영인 최상위 보수 수령자의 배율은 18.6배에서 16.1배로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대주주들이 여러 계열사에 겸직하며 보수를 받는 점을 감안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지난해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7개 사에서 216억 원을 받아 롯데쇼핑 직원의 442배나 벌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대기업집단 지배주주들은 전문경영인에 비해 법적 책임이나 성과와 무관하게 고액의 안정적인 보수를 받고 있다"며 "배임·횡령 등으로 회사와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친 지배주주에게 고액의 보수를 지급하는 등 최소한의 원칙조차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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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응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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