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론과 소송 잇따라...보다 정교하고 치밀하게"
지난해 467억 과징금, 올해도 대방건설 200억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련 판례와 유사 제도 등을 분석해 보다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마련한다. 엄밀한 잣대로 분쟁의 소지를 최소화하고 사업자들의 부당 지원 행위를 사전에 방지하려는 의도다.
27일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일감 몰아주기 사례 분석 및 법 적용 관련 쟁점 검토' 연구 용역 입찰에 나섰다.
공정한 공정거래법 집행과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법 적용 요건별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정립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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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정거래위원회. [뉴시스] |
공정거래법은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에 상품이나 용역 등을 제공하거나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다. 다른 사업자와 거래하면 유리함에도 특수관계인이나 다른 회사를 매개로 거래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공정위는 관련 판례와 심결례(행정기관 심리 결정 사례), 국내외 유사제도 분석 등을 통해 쟁점별 접근 방안을 제시하려 한다. 최근 몇년간 거래 관련 의미 있는 판례와 심결례가 축적되고 있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부당 지원 행위의 성립 요건, 즉 거래 규모, 반대급부, 경제적 이익, 지원 기간과 횟수, 지원 객체가 처한 경제적 상황 등을 분석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날 "예를 들어 시장가격보다 더 저렴하게 몰아줬는지 등에 대해 사업자의 반론이 생기고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면서 "그동안 판례와 현재 계류 중인 사건들에 대한 법원의 입장, 유사한 외국 사례 등을 분석해 보다 정교하고 치밀하게 기준을 마련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자들 입장에서 안이하게 여겨온 행위들을 미리 막을 수 있는 예측가능성도 높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5건의 기업집단 소속 계열사 간 부당지원 행위 및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 이익 제공 행위를 적발·제재했다. 전체 과징금은 467억6500만 원에 달했고 식자재 유통 시장과 제약, 화장품, 건설 원자재, 건설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삼표, 제일건설, CJ프레시웨이, 한국콜마, 셀트리온이다.
공정위는 지난 25일엔 대방건설과 그 계열사에 모두 205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대방건설 등이 보유한 알짜 공공택지를 총수 2세가 최대주주로 있는 대방산업개발과 자회사에 전매해 부당 지원했다는 혐의다. 전매 금액은 2000억 원 규모다.
수도권과 혁신도시에 위치해 개발 호재가 풍부하고 대방산업의 사업성 검토 결과로도 상당한 이익이 예상된다고 평가된 택지였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대방산업개발 등은 이를 통해 1조6000억 원 규모 매출과 2500억 원의 이익을 거뒀다고 한다.
또 서울지방국세청은 과거 SK와 SK C&C가 합병하기 전 SK텔레콤이 SK C&C에 가공 용역을 줘서 수백억 원대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도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과세 규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가공 용역을 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LS그룹 총수 일가는 2020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전선 계열사의 '전기동'(동광석을 제련한 전선 원재료) 거래에 총수 일가가 대주주인 LS글로벌을 끼워 넣어 중간이윤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통행세' 방식으로 200억 원대 일감을 지원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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