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전쟁 불가항력으로 공사비 크게 올라…"조정 불가피"
쌍용건설이 초과 공사비 171억 원을 달라며 KT를 상대로 시위를 벌였다. 이름난 건설사가 대기업 발주처를 상대로 장외시위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쌍용건설과 협력업체 직원 등 30여 명은 31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약 2시간 동안 경기도 성남시 KT 판교사옥 공사현장 앞에서 물가인상분이 반영된 공사비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쌍용건설은 이날 집회를 기점으로 유치권 행사에 돌입했으며, 전날에는 국토교통부 건설분쟁조정위원회에 이번 공사에 대한 조정을 신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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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일 쌍용건설과 하도급업체 임직원들이 경기 성남시 수정구 KT 판교사옥 공사현장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쌍용건설 제공] |
쌍용건설은 KT가 공사비 증액 요구를 들어주지 않아 막대한 손실을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쌍용건설이 요구하고 있는 추가 공사비용은 171억 원(부가가치세 포함)이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까지 여러 차례 KT에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KT는 도급계약서상 '물가변동 배제특례' 조항를 들어 공사비 인상을 거부하고 있다. 물가가 변하더라도 미리 계약했던 금액으로 공사한다는 내용이다. 쌍용건설은 KT가 '대기업 발주처'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계약, 이른바 '갑질'을 했다고 주장한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물가변동 배제특례 조항은 보편적인 방식이 아니다. KT를 제외하면 다른 발주처에서 이런 조항을 도급계약에 담은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쌍용건설 외에도 지난 몇 년간 KT에서 큰 공사를 수주한 2~3개 건설사를 비롯해, 해당 업체들과 계약했던 여러 하도급업체들이 공통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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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1일 쌍용건설과 하도급업체 임직원들이 경기 성남시 수정구 KT 판교사옥 공사현장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쌍용건설 제공] |
쌍용건설은 도급계약 체결 이후 코로나19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불가항력적인 요인으로 각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것을 비롯해 자재 반입 지연, 노조파업, 철근콘크리트 공사 중단 등 악조건이 많았던 만큼 공사원가 조정이 필요하다고 봤다.
원가가 크게 상승하면서 하도급 업체 재입찰이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하도급 비용이 200% 이상 인상된 경우도 있었다며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호소했다. 따라서 관련 법규를 토대로 한 조정금액 요구는 정당하다는 게 쌍용건설과 하도급업체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물가변동 조정방식을 담은 '표준도급계약서'를 고시한 바 있다.
쌍용건설은 이날 시위를 '1차 시위'라고 했다. 이후에도 KT가 협상의사를 보이지 않는다면 광화문 KT사옥 앞에서 '2차 시위'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국민 대기업인 KT에서 시공사와 하도급사의 추가비용으로 사옥을 신축한 것에 대해 발주사로서 고통분담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협의가 되지 않으면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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