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30억원 이상 가맹점 중 대기업이 다수…사실상 카드사가 '을'
"현행 법정최고금리 제도 개선 필요…이원화 및 연동형 도입해야"
지난 14년간 14차례 가맹점 수수료를 내린 카드사들을 대상으로 이제는 정부가 적격비용 산출제도를 폐지하거나 기간을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신용카드학회는 23일 오후 서울 중구 바비엥2교육센터 3층 컨퍼런스룸에서 'KOCAS 컨퍼런스 2023'을 개최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신용카드학회가 주최하고 여신금융협회가 후원했다
서지용 신용카드학회장(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은 이날 환영사를 통해 "현재 카드사는 고금리로 인한 채권 발행금리 상승으로 이자비용이 크게 늘고 있다"며 "고금리,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카드론 등 대출연체도 증가해 카드사의 대손비용이 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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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지용 신용카드학회장(오른쪽 세 번째)과 발제자, 토론자들이 23일 오후 열린 '카드사의 미래수익 창출과 비용절감을 위한 사업전략' 컨퍼런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황현욱 기자] |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가맹점 수수료와 법정 최고금리 제도개선 방안'에 대해 발제했다. 김 교수는 "지난 14년간 14차례 가맹점 수수료는 인하됐다"며 "전세계 법 중에서 숫자가 법에 박혀있는 법은 몇 개 없는데 대표적인 게 가맹점 수수료"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금융위는 적격비용을 3년마다 재산정해 가맹점이 카드사에 내는 수수료율을 조정한다. 그런데 결론은 항상 인하로 나왔다. 이에 따라 카드수수료는 지난 14년간 총 14차례나 인하됐다.
물론 지난 2012년 업종별 체계에서 적정 원가에 기반한 체계로 수수료 인하 기준이 바뀌긴 했다.
하지만 카드업계는 별 의미없다고 본다. 한 관계자는 "원가에 따라 수수료를 정하자는 이유였지만, 사실상은 그냥 낮추라는 식이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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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변화. [그래픽=황현욱 기자] |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재 전체 가맹점의 96%는 연 매출 30억 원 이하로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우대수수료율은 연 매출에 따라 △3억 원 이하 0.5% △3억 원 초과 5억 원 이하 1.1% △5억 원 초과 10억 원 이하 1.25% △10억 원 초과 30억 원 이하 1.5% 등이다.
연 매출 30억 원 이상 가맹점은 현재 우대수수료율을 적용받지 않고 있다. 다만 매출이 30억 원 이상인 곳은 대부분 대기업으로, 카드사가 '갑'이 아닌 '을'인 경우가 많다. 즉, 정부가 규제하지 않아도 카드사가 높은 수수료를 받기 어렵다.
김 교수는 "가맹점 수수료 부문은 현재 거의 한계 상황까지 왔다"며 "적격비용 산출제도를 폐지하거나 기간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그간 카드사들을 희생시켜 '표'를 사기 위해 수수료 인하를 거듭했다"며 "카드사는 지속해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해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김 교수는 '법정최고금리' 제도 개선도 주문했다.
카드사를 비롯해 보험사, 저축은행, 증권사 등 제2금융권은 `이자제한법(법정최고금리)`의 영향을 받고 있다. 현재 법정최고금리는 연 20%로 정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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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정최고금리 인하 추이. [그래픽=황현욱 기자] |
김 교수는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지난 2021년 8월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며 "카드채, 리스채, 할부금융채 모두 시장금리를 못 따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정최고금리가 정해져 있는 바람에 중·저신용자는 현재 제도권 내 대출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수익성이 나빠져 부실을 감당하기 힘들어진 카드사들은 서민들의 급전 창구인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의 문턱을 높이고 있다. 카드사들은 지난달 기준 신용점수 500점 미만인 취약차주를 대상으로 카드론을 전혀 취급하지 않고 있다. 법정최고금리에 근접한 수준의 금리를 적용받던 차주들이 법정최고금리 인하로 더 이상 금융기관에 수익이 되지 않아 대출이 거부되고 있는 셈이다.
김 교수는 현재의 고정형 법정최고금리를 유지할 때 제1금융권인 은행과 여신금융기관의 법정최고금리를 이원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고정형 법정최고금리는 금융비용의 급격한 변화 등 시장 상황 변화를 탄력적으로 반영하지 못해 자금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단점이 있다"며 "금융권의 특성을 반영해 고정형과 연동형을 혼합한 법정최고금리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여신금융기관의 최고금리는 현재처럼 고정형으로 정하되, 여신금융기관은 수신이 없기 때문에 최고금리에 고비용 구조를 감안한 연동형 가산금리를 더해 정한다는 것이다. 고정형 법정최고금리가 제대로 시장에서 작동하는 경우 시행령 변화로 탄력적인 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2안으로는 '연동형 최고금리' 체계 도입이다.
'연동형 최고금리' 체계는 1개의 상한이 법 등에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경제 상황에 따라 세부적으로 정해지기 때문에 다중 상한으로 볼 수 있으며, 하한도 동시에 제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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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동형 최고금리' 체계 도입안. [황현욱 기자] |
이 제도를 도입하면 조달금리 상승에 따른 취약차주 배제 현상이 완화된다. 조달금리의 상승 폭만큼 법정최고금리가 인상되면 고정형 법정최고 금리하에서 조달금리 상승으로 대출 시장에서 배제되는 취약차주의 대부분에게 대출 공급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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