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판매노조 해산…관세 직격탄에 철수 우려 커져

박철응 기자 / 2025-02-20 16:24:08
영업직 노조, 활동 중단돼 노동위 의결
대리점 3분의1 급감 여파, 수출 위주 구조
금속노조 지부 "위기 경보, 내수 증산 계획 세워야"

한국GM 판매 영업직으로 구성된 노동조합이 해산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내수 판매가 지속적으로 줄고 수출 위주로 회사가 변해가면서 빚어진 결과로 보인다. 이는 곧 미국 정부 관세 폭탄의 직격탄을 맞는 곳임을 의미한다. GM 본사가 한국 사업장을 아예 철수시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2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서울노동청의 한국GM 판매노조 해산 요청을 지난달 의결했다. 노조법상 노조 해산 사유 중 하나인 '임원이 없고 노조로서의 활동을 1년 이상 하지 않은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된 것이다. 

 

▲ 쉐보레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 [한국GM 사업장 제공]

 

판매노조는 과거 지원금과 대리점 직영화 등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냈으나 대리점 수가 급감하면서 활동이 끊어진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 한국GM지부에 따르면 2016년 304개에 이르렀던 대리점 수는 2020년대 들어 가파르게 감소해 이달 기준 93개까지로 떨어졌다. 이조차도 절반가량은 폐업을 고려 중이라고 한다. 

 

한국GM의 내수 판매는 2016년 18만대 규모였으나 2020년 8만3000대, 지난해 2만4800대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지난해 수출은 47만3000대로 전년 대비 10%가량 증가했다. 수출의 대부분은 북미로 향한 물량이다. 올해 내수 판매 목표는 1만8000대까지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내수 판매 상위 모델에 한국GM 제품은 하나도 없지만 수출은 이 회사가 만드는 트렉스가 압도적 1위, 트레일블레이저는 4위에 오를 만큼 선전하고 있다. 수출을 위한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이 강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차 관세 규모로 25%를 제시한 것은 한국GM에 날벼락이다. 

 

물론 국산차 업계 전체가 타격을 받으나 현대차와 기아는 국내 생산 물량의 3분의1가량은 내수로 소화한다. 한국GM의 내수 비중은 2021년까지는 22% 수준이었으나 지난해는 5%까지 떨어졌다. 

 

이날 외신에 따르면 GM의 폴 제이콥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한 투자자 행사에서 "미국의 관세가 고착화되면 공장 이전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GM은 이미 멕시코 공장의 생산 규모를 축소하고 일부 물량을 미국에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제이콥슨 CFO는 "국경을 넘어 더 많은 재고를 이동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GM은 지난해 말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아 100명가량이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스기업정보 분석을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연간 퇴사자는 782명으로 입사자 532명보다 훨씬 많다. 이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의식한 조치라는 시각도 있다. 

 

그럼에도 한국GM의 종업원 수는 8000명 정도고 전체 협력업체 수는 3000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만에하나 철수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GM은 2018년 전세계 사업장에 대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한국 철수를 추진했다가 당시 문재인 정부가 8000억 원 규모 공적자금을 투입해 유지시킨 바 있다. 

 

한국GM 노사는 내수 판매 활성화 위원회를 여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가시적 결과물은 아직 없다. 지난 17일 회의에서는 세일즈 마케팅과 애프터서비스, 조직 개편 등에 관해 논의했고 활성화 전제 조건은 신차 생산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노조는 최근 소식지를 통해 "트럼프의 정책은 수출이 대부분인 한국GM에게는 위기 경보"라며 "마치 계획에 의해 움직이듯 내수 판매 물량 축소과 관련된 모든 영역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대책으로 친환경 신차 국내 생산, 내수 판매 증산 계획 확충, 엔비스타 차종의 국내 출시, 동종사 동급 차량 대비 매력적 가격 제시, 지역적 특색을 살린 효과적 마케팅과 홍보 지출 등을 제안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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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응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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