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감소세 보였다가 다시 늘어나
재생에너지 확대 소극적 정책, 불리한 환경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탄소배출 문제 소송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탄소 배출량을 오히려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위기 대응에 역행할뿐 아니라 산업 경쟁력 차원에서도 치명적 결함이 될 수 있다.
더욱이 삼성전자가 수백조 원을 투입하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면 탄소 배출이 막대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달성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대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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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환경운동연합과 기후솔루션 관계자들이 지난 5일 경기도의회에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기후솔루션] |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공시한 사업보고서에서 지난해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이 1807만212tCO2-eq(이산화탄소 환산톤)라고 밝혔다. 2023년 1733만7196tCO2-eq에 비해 4.2%가량 증가한 것이다. 2022년 배출량은 1928만5537tCO2-eq였다. 2023년에는 이보다 10% 이상 크게 줄였으나 지난해에는 다시 증가로 돌아섰다.
배출량은 자회사 포함 기준이다. 국내 제조 사업장, 사옥, 소유 혹은 임차하고 있는 건물 등을 대상으로 정부에 신고한 수치다. 에너지 사용량은 2022년 29만24테라줄(TJ. 1TJ=28만 kWh)에서 2023년 30만1616TJ로 늘었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32만6800TJ로 늘었고 온실가스도 더 많이 배출됐다.
지난해 SK하이닉스 온실가스 배출량도 486만tCO2-eq로 전년(478만4221tCO2-eq)에 비해 1.5%가량 증가했다. 이 회사의 배출량도 2023년 감소했으나 다시 늘어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2020년 RE100 선언을 통해 2050년까지 글로벌 사업장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약속한 바 있다.
삼성전자도 2050년을 RE100 달성 목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반도체 부문(DS) 재생에너지 전환율은 2023년 기준 24.3%에 그친다. 반도체 산업의 특성 상 전력 수요가 크지만 국내 재생에너지 공급 여건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란 설명이었다.
AI 시대가 본격화되고 반도체 시황이 호전되면서 지난해 수요가 크게 늘었다. 그만큼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한데 국내에서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싶어도 충분한 공급이 쉽지 않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린다는 기존 계획을 21.6%로 대폭 낮추는 대신 원전에 집중하는 에너지 정책을 펴왔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9.64%로 세계 평균 30.25%에 한참 뒤처져 있다. 한국의 반도체와 AI 산업의 경쟁력 훼손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 연구소는 지난해 8월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보급 실태는 해외 선진국 및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 심각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공급망의 환경·사회적 책무, 기업 지배구조를 강조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반도체 바이어들은 공급망 내 기업들의 탄소집약도를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탄소 배출이 낮은 반도체 생산업체를 점점 더 선호할 것"이라고 전했다. 해외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지속가능성 공시기준(IFRS S), 재생에너지 100% 사용 이니셔티브(RE100), 녹색금융 확산 등으로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반도체, AI 등 한국의 에너지 집약적 산업이 점차 불리한 위치에 놓일 것이란 우려였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악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기환경운동연합과 기후솔루션은 이달 초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용인 국가산단 계획 승인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전력 공급 계획이 탄소 중립 목표에 역행한다고 주장했다.
수도권 전력 수요의 4분의1에 해당하는 10기가와트(GW)의 막대한 추가 전력이 필요한데, 이 중 3GW를 신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건설로 충당하려는 계획을 문제 삼았다. LNG 발전은 석탄 발전의 80%에 달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므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판단이다. 기후변화영향평가서는 수소를 LNG와 함께 태우는 방식을 제시했지만 구체적인 수소 조달 방안은 없었고 조달하더라도 화석연료에서 만든 '블루수소'를 사용하면 감축 효과는 사라진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해 말 승인한 용인 국가산단에는 삼성전자가 360조 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생산기지로 조성한다. 2026년 말 착공해 2030년에 1호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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