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평화축전 올림픽과 맞지 않아"…日 내부서도 우려

장성룡 / 2019-09-06 16:11:14
日학자들 "침략의 역사 상징, 도쿄올림픽 조직위 허용 재고해야"

2020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가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를 허용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일본 내에서도 우려와 비판이 나오고 있다.


▲ 욱일기는 메이지 시대 초기에 일본군 군기로 정해졌다. 광복절인 지난달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자주와 평화를 위한 8·15민족통일대회·평화손잡기 행사를 마친 참가자들이 행진을 하던 중 일본대사관 앞에서 욱일기를 찢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도쿄신문은 6일 '희미해지는 옛 일본군의 기억'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욱일기 문제가 한·일간 새로운 불씨가 되고 있다"며 "욱일기가 아시아에서는 '침략의 상징'으로 보여진다는 점에서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욱일기는 메이지 시대(1868∼1912년) 초기에 일본군 군기로 정해져 2차대전(태평양 전쟁) 패전 때까지 사용됐다.

욱일기는 해군 군함기로 게양됐고, 육군이 승전 후 입성 행진 때 내거는 점령 표시가 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일본 근대사 전문가인 야마다 아키라 메이지대 교수는 "한국에서는 욱일기가 일본군 탄압의 상징"이라며 "일본에서는 한반도 식민지 지배의 기억이 희미해졌기 때문에 욱일기를 둘러싼 역사 인식에 한·일 양국의 차이가 있다"고 도쿄신문에 말했다.

앞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는 "일본 국내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깃발을 게시하는 것 자체가 정치적 선전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올림픽 기간 중 욱일기를 금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 관방장관도 "욱일기는 자위대기 뿐만 아니라 풍어를 알리는 깃발이나 출산·명절 축하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고 조직위 결정을 옹호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도쿄신문은 욱일기가 정치적 선전이나 제국주의의 상징이 아니라는 설명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학자들의 비판을 소개했다.

아케도 다카히로 도쿄대 대학원 특임교수(사회학)는 "욱일기를 단순히 아침 해를 표현한 깃발로 널리 받아들인다는 것은 속임수"라면서 "현실을 보면 자위대나 혐오 시위, 우익 선전차에 등장하는 것이 좁은 의미의 욱일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욱일기가 ‘헤이트 스피치’ 시위에서 일장기보다 험악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강력한 아이콘이 된 현실을 예시하기도 했다.

아케도 교수는 "욱일기에는 침략의 역사, 내셔널리즘 등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면서 "경기장에서 이를 허용하는 것은 한국 선수와 관객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치노세 도시야 사이타마대 교수(일본 근대사)도 "욱일기는 강하게 마음을 움직이는 디자인 때문에 전후 자위대에 계승됐으나 다른 나라들의 비판 대상이 됐다"며 "아무리 널리 사용된다고 설명해도 국제적으로는 일본 팽창주의를 보여주는 것이어서 평화의 축전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KPI뉴스 / 장성룡 기자 jsr@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장성룡

장성룡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