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의 42년 세월"…의령군 우순경 총기사건 희생자 첫 위령제

손임규 기자 / 2024-04-26 16:21:04
추모공원 완공 앞서 42주기 맞아 위령탑 앞에서 추모행사

경남 의령군은 26일 '4·26 추모공원'에서 오태완 군수와 유족, 지역 주민 등 1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의령 4·26위령제'를 개최했다.

 

▲ '우 순경 사건' 첫 위령제에서 유족 전도연 씨가 '보고싶은 우리 엄마에게'라는 제목의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의령군 제공]

 

일명 '우순경 사건'이라 불리는 궁류 총기 사건은 1982년 4월 26일 의령경찰서 궁류지서에 근무하던 우범곤(당시 27세) 순경이 마을 주민에게 무차별 총기를 난사해 주민 56명을 숨지게 한 비극적 사건이다. 사건 발생 42년 만에 이날 처음으로 위령제가 군 주최로 열렸다.

 

당시 정권은 보도 통제로 철저하게 이 사건을 덮었고, 이후 민관 어디에서도 추모행사 한번 열지 못한 채 안타까운 세월만 보냈다.

 

'4·26 추모공원'은 궁류면 궁류공설운동장 인근에 8891㎡ 규모로 조성됐다. 2021년 12월 당시 국무총리에게 오태완 군수가 국비 지원을 건의하면서 추모공원 조성이 급물살을 탔다.

 

의령군은 2022년 행정안전부로부터 7억 원의 국비를 지원받은 뒤 도비 2억과 군비 21억 원을 합쳐 추모공원을 조성하고 있다. 하루빨리 위령제 개최를 소망하는 유족들의 뜻에 따라 우선 완공된 위령탑 앞에서 이날 첫 번째 추모행사가 진행됐다.

 

위령탑에는 희생자 넋을 '추모', 생존자인 유가족을 '위로', 다시는 비극적인 죽음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세 가지 뜻을 품은 디자인이 담겼다. 위령탑 비문에는 희생자 이름과 사건의 경위, 건립취지문이 새겨졌다.

 

이날 위령제는 혼을 부르는 대북 공연과 살풀이춤, 제막식, 제례, 헌화, 추모사, 추모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마을 주민 대부분이 같은 날 제사를 지낸다'는 주제 영상과 희생자 명단이 현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서 나올 때 유족들은 하나같이 눈시울을 붉혔다. 마지막으로 당시 20살이었던 피해자 유족 전도연 씨가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자 곳곳에서 통곡의 소리가 터져나왔다.

 

오태완 군수는 추모사를 통해 "억장 무너지는 긴 세월을 참아온 유족들의 마음을 늦었지만, 이제라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이제 의령은 '우순경 시대'의 아픔을 떨치고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 우순경 총기사건 희생자 유가족이 안타깝게 비문을 만지고 있다. [의령군 제공]

 

KPI뉴스 / 손임규 기자 kyu3009@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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