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산업에서 한국 기업 기회 크게 확대될 것"
젠슨 황 CEO 메시지 주목, 삼성전자 공급?
트럼프, 조선소 방문 '빅 이벤트' 희망 커져
경주 에이펙(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 기업들의 AI와 반도체 사업이 날개를 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리나라가 에이펙 의장국으로서 AI를 핵심 의제로 제시하며 기업들의 위상과 역할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방한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내놓을 메시지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조선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조선소 방문이라는 '빅 이벤트' 기대감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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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주역 인근에 APEC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뉴시스] |
삼일회계법인(삼일PwC) 경영연구원은 27일 보고서를 통해 "APEC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그 영향력은 실로 막강하다"면서 "세계 GDP(총생산)의 61.4%, 교역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회원국들이 합의하는 방향은 곧 글로벌 규범의 기준이 된다"고 짚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딜로이트컨설팅이 공동으로 분석한 결과, 이번 APEC 개최의 경제적 효과는 7조4000억 원, 단기 직접 효과는 3조3000억 원으로 추산된 바 있다. 당장 소비 활성화 등이 예상된다. APEC은 무엇보다 한국 수출의 75%, 수입의 67%가 회원국들과의 교역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중요한 협력 플랫폼이다.
핵심은 AI다. 경영연구원은 "한국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부각하며, 글로벌 디지털 전환을 선도할 전략을 강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단순히 정상회의 의제에 그치지 않는다"며 "한국 정부는 이미 'AI 고속도로' 프로젝트를 통해 국가 차원의 AI 인프라 확충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SK그룹 등 주요 기업들과 향후 성장동력이 될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돌입했다"고 설명했다.
'AI 고속도로'는 AI 인프라를 전국에 연결해 산업 활용을 뒷받침하는 국가 전략이다. 이 일환으로 KT와 네이버클라우드, 카카오 등이 참여한 삼성SDS컨소시엄은 전남 해남 지역에 조성하는 기업도시 '솔라시도'에 국가 AI컴퓨팅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또 SK텔레콤은 세계 최대 클라우드 업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7조 원을 투자해 울산에 국내 최대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
경영연구원은 "AI 산업에서 한국 기업의 기회는 크게 확대될 전망"이라며 "기업은 글로벌 AI 규범 변화에 맞춘 제품·서비스 전략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고 데이터센터·클라우드·반도체 분야에서 신규 사업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기업들의 실질적인 무대는 글로벌 리더들이 모이는 'CEO 써밋'이다. 의장국인 한국의 대한상의가 주관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이 기조 연설을 통해 아시아·태평양 AI 협력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젠슨 황 CEO는 반도체·AI 산업생태계 논의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의 입을 통해 삼성전자의 HBM3E(5세대) 엔비디아 공급과 HBM4(6세대) 공급을 위한 인증 작업, HBM 글로벌 최강자인 SK하이닉스와의 물량 협상 등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와 향후 협력 방향 등이 알려질 수 있다. 그는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에 부정적 입장을 밝혀온터라 이번에 '작심 발언'을 내놓을 지도 주목된다. 황 CEO는 최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을 만나 AI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연구원은 "엔비디아와 SK·삼성 간 HBM4 협력 방안이 구체화되는 등 실질적 사업 협력이 확정 및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은 이번 CEO 써밋에 주목해 AI 중심 산업 재편, 반도체 공급망 전략, 글로벌 협력 기회를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중장기 사업 계획에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내 조선소를 방문할 가능성은 진작부터 제기돼 왔다. APEC 공식 일정이 시작된 이날 삼성중공업 주가가 17.34% 급등했고 HD현대중공업(5.05%), 한화오션(3.33%), HD한국조선해양(5.82%) 등도 눈에 띄게 오름세를 보였다. 한미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에서 한국 기업들의 구체적 역할이 드러날 것이란 기대가 작용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 현지에 한화필리조선소를 보유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이 방문 가능성 가장 높은 곳으로 꼽힌다. 경주와 가까운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도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된다.
조선업 협력은 한미 관세 협상의 지렛대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협상이 난항인 것으로 전해져 조선업 앞날은 유동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한미 협상과 관련해 "투자 방식, 투자 금액, 시간표, 우리가 어떻게 손실을 공유하고 배당을 나눌지 이 모든 게 여전히 쟁점"이라고 말했다.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 간담회에서 "현재 진행되는 것을 볼 때 이번에 바로 타결되기는 좀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별하게 APEC 정상회의를 목표로 두거나, 그 계기에 있는 한미 정상회담을 목표로 두고 관세협상을 하진 않았다"며 "'상업적 합리성'과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가'를 보고 협상단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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