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질주 이면에 AI…소비재 기업도 생존의 키"

박철응 기자 / 2026-01-16 16:11:33
삼일PwC, 'AI 기반 소비재 산업 미래' 분석
"MZ세대 등 취향 신속히 제품 기획에 반영"
APR 등 신생 기업 급성장 배경도 AI 제시
"AI 스스로 분석·실행 '에이전틱 기업' 전환 필요"

소비재 기업들도 AI가 목표를 세우고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agentic) 기업'으로 전환이 혁신의 필수라는 분석이 나왔다. 삼양식품을 비롯한 일부 기업들이 이미 발빠르게 AI를 활용해 성과를 내고 있다는 진단이다. 

 

16일 삼일PwC(삼일회계법인)는 'AI·기술 기반 소비재 산업의 미래'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접점을 적극 활용하고, 소비자 데이터를 제품 개발 및 마케팅에 신속하게 활용한 기업들은 시장 선점에 유리한 위치를 확보했다"고 짚었다. 

 

▲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진행한 '불닭소스' 옥외광고 [삼양식품 제공]

 

그 사례 중 하나로 삼양식품을 제시했다. 2023년부터 AI 혁신 체계를 갖춰 디지털 마케팅 전략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삼일PwC는 삼양식품에 대해 "디지털경험·기술(DXT)팀을 신설해 SNS, 리뷰, 검색 트렌드를 AI로 분석하는 등 글로벌 및 MZ세대 취향을 빠르게 신제품 기획에 반영했고, 최근에는 'AI 네이티브 조직'으로의 전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AI 네이티브 조직'은 AI를 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핵심적인 비즈니스 과정과 의사결정 구조에 통합한 형태를 의미한다. 삼양식품은 최근 몇년간 소비 침체 속에서도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성공 등으로 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조714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영업이익은 3849억 원으로 50% 급증했다. 

 

지난해 초에는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누머레이터가 미국 '알파세대'(2010년대 초∼2020년대 중반 출생) 선호 최고 브랜드로 'Samyang'(삼양)을 선정하기도 했다.

 

최근 삼양식품은 'Buldak'(불닭)이라는 영문명으로 브랜드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이 키워드로 검색·소비되는 글로벌 콘텐츠의 누적 조회수가 200억 뷰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처럼 고유 브랜드처럼 인식되는 과정에 AI의 역할이 있었던 것이다. 삼양라운드스퀘어(삼양식품그룹) 관계자는 "시장 흐름과 소비자 성향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속도를 높이기 위해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일PwC는 신생 기업들이 AI를 활용해 급성장한 사례로는 에이피알(APR)을 꼽았다. 2014년 설립돼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을 제치고 뷰티 업계 시가총액 1위에 오른 곳이다.

삼일PwC는 "축적된 소비자 행동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고객맞춤형 서비스와 제품 마케팅 전략을 정교화했다"면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접점의 다양화와 AI 기반 분석 전략을 통해 지난해 중반 시가총액 10조 원의 K뷰티 대표 기업으로 발돋움했다"고 평가했다. 

 

2015년 설립돼 '한국판 로레알'로 불리는 화장품 제조·유통사 구다이글로벌 역시 틱톡, 인스타그램, 아마존 등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고 SNS 맞춤형 콘텐츠를 대량 생산해 브랜드 노출을 극대화한 경우로 제시됐다.

삼일PwC는 이 회사에 대해 "자사 제품에 대한 FAQ(자주 묻는 질문), 성분, 효능 콘텐츠와 태깅(검색용 키워드나 태그를 다는 것)을 정교화해 AI 추천에 쉽게 노출될 수 있도록 설계했고,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해외에서는 미국의 유명 모델 킴 카다시안이 2019년에 만든 이너웨어 업체 스킴스(SKIMS)가 대표적 사례다. 6년 만에 기업가치가 50억 달러(약 7조3000억 원)에 이를 정도가 됐다.

SNS와 리뷰, 구매 및 반품 이력 등 다양한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미국 내 다양한 인종의 요구를 제품 개발에 반영한 것이 핵심 전략이었다고 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피부톤과 사이즈에 맞는 선택 상품, 신축성 강도 선택 기능 등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은 것이 성공 요인으로 평가된다. 

 

삼일PwC는 "한국 시장은 당일 배송 중심의 리테일(소매) 인프라가 고도화되어 있어 자사몰 활성화와 데이터 확보가 쉽지 않다"면서 "AI와 데이터가 전략적 의사결정의 중심에 자리잡을 때, 기업은 변화하는 시장에서 선제적으로 혁신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AI가 도출한 인사이트(통찰)를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은 전통적인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별도 패스트트랙을 마련해 신속히 실행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AI가 목표를 설정해 판단하고 실행까지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에이전틱 기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삼일PwC는 "AI는 실행 속도를 높이는데 그치지 않고, 불필요한 업무 단계를 줄이고 부서 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결해 사람은 전략적이고 창의적인 과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며 "업무 프로세스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새로운 운영 모델이 필요하다. 변화가 빠른 소비재 산업은 이런 변화가 특히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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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응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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