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프 등 온플 피해 2조"…해킹 사고도 속출, 집단소송법 탄력

박철응 기자 / 2025-09-24 16:25:57
가습기살균제부터 롯데카드까지…반복되는 피해
대표자 이기면 모든 피해자 혜택, 집단소송제 부각
백혜련 "이재명 정부도 제도 필요성 깊이 인식"

위메프 등 온라인 쇼핑 플랫폼 부실로 인한 전체 피해액이 2조 원 규모에 이르지만 제대로 된 구제 조치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최근 SK텔레콤과 KT에 이어 롯데카드까지 해킹을 당해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 피해가 끊없이 되풀이되고 있어 차제에 집단소송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는 양상이다. 피해자 대표만 소송에 나서 이기면 모든 피해자들이 배상받을 수 있는 게 집단소송 제도다.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이미 시행하고 있다. 

 

▲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2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선서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 대표이사, 윤종하 MBK 파트너스 부회장,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 [뉴시스]

 

티몬·위메프 피해자들로 구성된 '검은우산 비상대책위원회'의 주정연 소비자대표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소비자 권리 보호 3법 도입 토론회'에서 "법원에 공식 접수된 (온라인 쇼핑 플랫폼) 피해액만 약 1조8000억 원, 피해 기업 및 개인은 약 40만 명을 넘는다"고 추정했다. 이어 "(티몬과 위메프의 모회사) 큐텐 그룹의 전체 미정산 피해까지 합산할 경우 총 피해액은 2조 원 이상, 피해자 수는 50만 명을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별로 보면 티멘의 미정산 및 소비자 미환불액이 1조2900억 원으로 가장 많다. 위메프는 5800억 원, 인터파크커머스 1100억 원, 큐텐 등 2000억 원이다. 

 

주 대표는 "ʻ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는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채 수많은 피해자를 고통 속에 방치하고 있다"면서 "최근 티몬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과 위메프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은 가해 기업에 면죄부를 주고 피해자들을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고 토로했다. 

 

티몬은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로 넘어가 지난달 22일 회생절차를 종결했다. 위메프는 인수자를 찾지 못해 결국 지난 9일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검은우산 비대위는 전날 이 결정에 반대하는 항고장을 내면서 "회생절차 폐지 결정은 채권자인 10만2473명의 마지막 희망마저 앗아가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국회부의장인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은 지난 19일 소비자 집단소송법안을 발의하면서 '티메프 사태'를 비롯해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2011년), 카드사 신용정보 유출 사건(2014년), SK텔레콤 유심 정보 유출 사건(2025년) 등을 배경으로 들었다. 증권 분야에 국한해 도입돼 있는 집단소송 제도를 소비자 피해 전반에 적용시키려 하는 게 이번 발의 취지다. 

 

이날 토론회에서 변웅재 전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장(변호사)은 "소비자 관련 분쟁의 현재 처리 방식은 다수의 소비자가 분쟁을 효과적으로 해결하지 못해 소비자와 기업, 정부 간 극단적 충돌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집단소송 제도 도입으로 소비자 피해의 실효성 있는 배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업 경쟁력 측면에서도 관련된 보다 많은 연구개발과 품질 관리, AI와 빅데이터 등을 접목한 소비자 리스크 조기 발견 및 해결 매커니즘 구축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 집단소송 제도 도입 이후 상장 기업들의 회계 투명도가 높아졌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민주당 박주민, 백혜련 의원과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도 집단소송법안을 발의하는 등 국회에 관련 법안이 다수 계류돼 있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개인정보 침해 분야에 한정된 집단소송법안을 지난달 발의하기도 했다. 

 

SK텔레콤에 이어 롯데카드 피해자들도 소송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가입자 수가 2300만 명, 롯데카드 정보 유출 고객 수가 297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소송에 드는 비용과 시간, 번거로움 등으로 일부만 법적 다툼을 해볼 수 있다. 하지만 집단소송 제도가 도입될 경우 피해자 중 1인 또는 다수의 대표당사자가 소송을 하면 판결 효력은 피해자 모두에게 발생한다. 

 

참여연대는 최근 논평을 통해 "대부분 피해자는 소송 제기조차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정부와 국회는 이제라도 집단소송법과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증거개시 제도를 도입해 반복되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막고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토론회에서 "대형 사고가 벌어질 때마다 피해자들은 제때 권리를 구제받지 못했고 기업은 충분한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도 "개별 피해자가 거대 기업의 과실을 입증하며 소송을 이어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며 "이재명 정부 역시 (집단소송 등) 제도의 필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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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응 /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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