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주' 추락 위기 한화갤러리아…김동선에겐 호재?

김기성 / 2023-12-08 16:28:09
재상장 이후 반 토막 이하, '동전주' 수준 추락
실적 악화 이외에 승계와 관련한 의문 제기
주주친화 정책 외면한 것이 의심의 빌미 제공

한화그룹 승계구도에서 김승연 회장의 삼남 김동선 부사장 몫으로 배분된 것으로 알려진 한화갤러리아의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 3월 재상장 당일 2130원을 기록했던 주가가 지난 24일에는 장중 939원까지 떨어지며 한 때 '동전주'(1000원 이하의 주식)로 추락했다. 이후 다소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여전히 1000원 선이 위협받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물론 이러한 주가 하락은 기업 실적과 무관하지 않다. 백화점 영업이 부진하면서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주가가 못 오르는 또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김동선 부사장의 지분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가가 오르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과 갤러리아백화점 전경 [UPI뉴스 자료사진]

 

명품 소비 감소+주요 점포 경쟁 격화로 실적 악화

한화갤러리아는 올해 3분기 매출은 1200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 줄었고 영업이익은 20억 원으로 무려 74% 감소했다. 명품 매출 비중이 큰 한화갤러리아는 코로나19사태가 종식되면서 명품 소비가 줄어들자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명품관이라 불리는 강남 갤러리아의 경우 10월 매출이 1년 전과 비교해 10%가 줄었고 1월부터 10월까지 누계로도 8%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다가 주요 매출처인 대전 타임월드점은 신세계 대전 아트사이언스점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발목을 잡고 있다. 광교점 역시 스타필드 수원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어서 실적 호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또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지난 6월 화려하게 출발한 햄버거 사업 '파이브가이즈'는 순항하고 있지만 9월까지 매출이 36억 원에 불과해 전체 한화갤러리아의 실적에 도움을 주기에는 '새 발의 피' 수준이다.

여기까지 보면 한화갤러리아의 주가가 '동전주' 수준으로 급락한 데 큰 의문을 제기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따라서 본업인 백화점의 경쟁력을 키우라든지 미래 먹거리 발굴에 보다 적극적으로 뛰어 들라는 충고가 진정성이 있어 보인다.

김동선 부사장, 거의 매일 소량의 지분 매입

그런데 김 부사장이 한화갤러리아 주식을 매입하는 것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 3월 재상장 당시 김 부사장의 지분율은 0%였다. 4월12일 5만 주를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5월에 5거래일에 걸쳐 지분을 매수했고 6월에는 4거래일, 7월에는 3거래일 동안 지분 매입에 나섰다. 10월에도 11거래일에 걸쳐 한화갤러리아 주식을 사들였다.

그러다가 주가가 1000원 대로 추락한 11월 2일부터는 거의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수에 나서고 있다. 하루에 적게는 3만5000주 많게는 5만 주씩 장내에서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김 부사장의 지분율은 1.22%까지 올랐다.

물론 이를 나쁘게 볼 일은 아니다. 회사 측에서도 책임 경영차원에서 주식을 장내에서 매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떨어지는 주가를 받쳐주는 셈이니 일반 투자가로서는 오히려 고마워할 수도 있는 일이다.

충분한 자금력 있음에도 지분 확보는 미적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좋게만 보지 않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마치 주가가 떨어진 것을 좋은 기회로 보고 조금씩 사 모으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 김 부사장의 지분 매입은 주가의 추가 하락은 막아줄지 몰라도 책임 경영을 담보할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왕에 자신의 사업으로 정해진 이상 그에 합당한 지분을 빠른 시일 안에 확보하는 것이 더 책임지는 모습일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김 부사장은 그럴만한 실탄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화그룹의 승계 과정에서 금고 역할을 한다는 한화에너지로부터 2014년 이후 김 부사장이 받은 배당금이 800억 원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자금을 활용하면 빠른 시일 안에 대주주 지위에 오를 수 있고 미래 사업에 대한 비전도 주주들에게 확실하게 제시해 장기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비상장 계열사 배당금으로 저평가된 상장사 주식 매입?

그리고 또 하나는 그 동안 한화그룹이 '주주 친화적'이 아닌 '승계 친화적' 정책을 보여 온 게 의심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한화그룹의 소액주주들은 주가가 기업 가치에 비해 너무 저평가 돼 있다면서 이는 한화그룹의 승계 작업과 무관치 않다며 반발했다. 막대한 이익을 내고도 배당을 외면하거나 자사주 취득에 소극적이어서 주가가 힘을 쓰지 못해 주가수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김동관 50%, 김동원 25%, 김동선 25%)를 나눠 갖고 있는 한화에너지는 적자에도 대규모 배당을 실시한 것을 문제 삼았다. 즉 이렇게 마련한 실탄으로 저평가된 기업의 주식을 사들임으로써 승계에 따른 자금 부담을 줄이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펼쳤다.

이러한 측면에서 한화갤러리아의 주가 하락이나 김 부사장의 지분 매입이 승계를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의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김 부사장이 하루 빨리 대주주에 걸맞은 지분을 확보하고 확실한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해법일 것이다.

 

KPI뉴스 / 김기성 대기자 bigpen@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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