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계출산율 0.7명' 쇼크…위기 느낀 보험사, 아세안 두드린다

황현욱 / 2023-12-20 16:05:37
빅3 생보사 · 빅5 손보사, 아세안 시장 적극 진출
"중·소형 보험사도 해외 진출 적극 검토해야"

올해 3분기 국내 합계출산율이 0.7명에 그쳐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국내 보험산업 특성상 인보험 비중이 높아 출산율 하락은 치명적이다. 

 

보험사들은 위기를 타개하고자 청년층 비중이 높은 아세안 시장 진출을 적극 꾀하고 있다. 


2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누적 출생아 수는 17만7000명을 기록했다. 1981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은 수준이다. 

 

3분기 합계출산율도 0.70명으로 1년 전보다 0.10명 감소, 역대 최저치를 찍었다. 4분기에는 사상 처음으로 0.6명대로 떨어질 거란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올해 3분기 국내 합계출산율이 0.7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뉴시스]

 

출산율이 연일 하락하면서 인보험 비중인 높은 보험사들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보험사들은 해외서 살 길을 도모하고 있는데, 특히 젊은 인구가 많은 아세안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3대 생명보험사(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과 5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메리츠화재·KB손해보험)는 모두 아세안(ASEAN) 시장에 진출했다.

아세안은 글로벌 중산층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험 수요는 중산층 증가를 통해 창출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아세안의 인구 규모는 인도의 절반에 불과하나, GDP는 인도의 1.3배, 연평균 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보인다.

특히 아세안5로 꼽히는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은 아세안 전체 인구의 87.3%, GDP의 83.4%를 차지하면서 아세안 성장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아세안5 중 중산층 성장 측면에서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이 우위에 있다.

 

▲국내 보험사 아세안 진출 현황. [보험연구원 제공]

 

인적자본과 시장 인프라 측면에서는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이 상대적으로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경쟁에서는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보험시장이 외국 보험사의 진입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시장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내 보험사가 해외 진출한 지역도 아세안이 14개 사로 가장 많다. 특히 한화생명의 활약은 눈에 띈다.

한화생명은 올 상반기 베트남에서 진출 15년 만에 누적 손익 흑자를 달성했다. 국내 보험사가 단독으로 100% 출자해 설립한 해외 현지법인 중 최초다.

한화생명 베트남법인은 이번 누적 결손 해소를 발판으로 2030년에는 베트남 시장에서 'Top5 보험사 진입' 및 '연간 세전이익 1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에서도 두드러진다.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은 올해 3월 한화손해보험과 함께 인도네시아 '리포손해보험(Lippo General Insurance)'을 인수했다.

 

 

▲남궁훈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장(왼쪽 두번째)와 에디 하루소노 한도꼬 '인티 아누게라 프라타마'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지난 3월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리포손보'에 대한 주주간 지분 인수 거래를 완료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생명 제공]

 

리포손보는 인도네시아 손보사 77개 사 중 14위, 특히 건강·상해보험 판매 기준으로는 시장 점유율 2위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한화생명이 축적해온 디지털 역량을 강점으로 다양한 글로벌 플랫폼 선도사들과 제휴를 통해 사업 확장도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현지 내 디지털 기반 종합금융사로의 지위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생명도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태국에서 성공적인 정착을 이뤘다. 삼성생명 태국법인은 지난해 말 기준 2076억 원 매출을 올리며, 6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손보사 중에선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의 활동이 눈에 띈다.

DB손보는 해외 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베트남 하노이 법인과 인도네시아, 미얀마 현지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베트남 손보시장 점유율 5위를 차지하고 있는 PTI 손해보험사를 인수하고 지분 37.3%를 취득해 최대주주 자격을 확보했다. 현재 시장점유율 3위로 도약했다. 

 

PTI 손보사에 이어 올해 2월 현지 10위인 VNI 손해보험사 지분 75% 인수계약을 체결하는 등 무서운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DB손보 관계자는 "향후 성장성이 높은 인도차이나반도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 이미 진출한 베트남을 거점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한 해외 사업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대해상도 지난 1997년 호치민 사무소 개소를 시작으로 베트남 손해보험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지난 2016년에는 하노이에 사무소를 추가 개소, 2019년에는 베트남 손보사인 VBI의 지분 25%를 인수하며 VBI의 2대주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VBI는 베트남 2위 국영상업은행 비엣띤은행(VietinBank)의 자회사로 지난해 베트남 30개 손보사 중 시장점유율 9위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향후에도 양사 간 전략적 협력관계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여 경쟁력을 함께 키워내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오병국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험사들은 해외 보험업에서 지속적인 흑자를 실현하고 있다"라며 "보험사의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자금조달 및 자회사 자산운용 지원과 관련해 추가적인 규제 완화가 검토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해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그간 보험사의 해외 진출은 대형보험사의 전략적 옵션으로 여겨져 왔으나, 앞으로는 중·소형 보험사도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KPI뉴스 / 황현욱 기자 wook9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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